선장의 보고사항
[ 전학대회 (전교 학생 대표자 회의) ]
2007년 3월 6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5시간에 걸친 전학대회가 있었습니다.
전학대회란 각 과와 단대 대표자들이 모두 모이는 회의입니다.
학생총회를 제외하고는 학생들의 가장 큰 의결기구입니다.
5시간 동안의 상세한 회의 내용은 복현의 소리에 총학생회 부회장이 올려놓은 회의록을 열람하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신방에게 보고해야 할 핵심내용을 추려보았습니다.
전학대회의 핵심 사안이자 거의 전부였던 사안이 ‘등록금 투쟁’ 이었습니다.
총학생회에서 핵심구호로 내건 다섯 가지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거품인상 10.09%, 부당한 등록금 인상분 환불
-인상률 수치에 대해서는 2월에 제가 올렸던 등록금에 관한 글에도 나와 있습니다.
왜 ‘거품인상’이고 왜 ‘부당한’ 등록금일까요?
신방과의 학생회비와 마찬가지로 등록금 예산 설정은 전년도와 비교해 올해 사업계획에 따라 가감한 후 예산안을 설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본부 측은 이 예산안조차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본부의 인상 논리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가, 2011년까지 세계 100위권 대학에 진입하기 위한 재원마련
둘째가, 부산대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부산대만큼의 인상 불가피
첫째 논리는 100위권 대학을 등록금만으로 만들려 한다면 학생들이 납득할 만한 로드맵과 그에 따른 예산안을 공개해야 할 것이고, 둘째 논리는 100위권 대학을 노린다면서 부산대와 아옹다옹 다투겠다는 격이니 두 가지 논리조차 서로 아귀가 맞지 않습니다.
2. 차등 납부제 폐지
– 같은 학과 학생이라도 신입생과 재학생의 인상률을 다르게 책정하는 것입니다.
본관은 줄어든 신입생 정원에 따른 재원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함이라 하지만, 이는 등록을 하지 않으면 합격이 취소되는 신입생을 상대로 손쉬운 인상 게임을 하기 위함입니다.
여러분은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복리를 배우셨죠? 시작할 때 몇 퍼센트의 차이가 4년에서 8년간 누적되면 더욱 그 차이가 벌어집니다. 본관이 노리는 복리의 마법이죠.
3. 기성회 이사회 규약 개정
– 총학생회에서는 세 번째 구호지만 저는 가장 첫 번째로 그 부당함을 묻고 싶은 부분입니다.
이미 2월에 제가 본관 회의실 점거한 후 쓴 글에서 이사회의 불합리함을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기성회 이사회는 기성회비를 책정하는 회의기구입니다.
등록금 고지서를 보시면 기성회비와 등록금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를 합한 것이 등록금입니다. (거기에 사회과학대학교는 부가징수금 4만원이 명시되어 있지 않으면서 금액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학교가 가장 비민주적인 형태의 이사회 규약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의 주체여야 할 학생을 배제한 채 폐쇄적인 이사회를 열어서 안건을 날치기 통과 시키는 곳이 기성회 이사회입니다.
본관 회의실 점거로 학교 근처 식당에서 비밀리에 개최되었다는 이사회에서 등록금 인상안은 7:2로 통과되었다고 합니다.
반대 두 표는 아마 명목상 존재하지만 안건에 영향력은 미칠 수 없는 학부모 대표 두 분의 반대가 아니었나 합니다.
4. 대학운영위원회 건설
– 국립대 법인화, 학교.단대 통폐합 등의 사안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위원회 건설
5. 교육부 직접 교섭 획득, 등록금 법제화 실현!
– 이미 전에 쓴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등록금 문제는, 가장 좁게는 단대의 부가징수금 문제, 더 나가 본관의 지원 정책문제, 더 나가 교육부의 정책, 근본적으로 정부의 정책과 교육철학의 문제까지 나아갑니다.
올해는 대선이 있는 시기이기에 등록금 문제에 대해 정치적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적기로 보고 있습니다.
등록금은 이미 개개인의 근면 성실이나 장학의 의지로는 감당할 수 없는 사회문제로까지 커졌습니다.
두 달의 아르바이트로 200만원을 마련할 수 있나요? 사립대의 3분의 2 수준인 우리도 이러할 진데 400,500에 달하는 사립학교 친구들은요?
등록금 이야기 중에 누가 홍익대 미대 등록금이 한 학기 500만원(정확히 507만원)인데 이미 그 정도 돈이면 국내에서 공부할 의미가 없고 그럴 바에 유학 가서 공부 하는게 낫다고 하더군요.
등록금을 마련 못 해서 자살하는 학부모들 이야기도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이미 등록금은 좁은 대학 안에서만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이슈화 할 문제라고 봅니다.
등록금 투쟁 방법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오갔지만 가장 큰 사안은 ‘학생 총회’ 성사였습니다.
글의 처음에도 밝혔듯이 학생총회는 학생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큰 의결기구입니다.
직접민주주의의 개념으로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는 회의입니다.
학칙에 총회 성사 인원은 4000명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복학하고도 몇 년째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02학번이 새내기였을 적 2002년도에 마지막으로 총회가 성사되었습니다.
‘이념’으로 하나 되던 학생운동 시절이 아닌, 각자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오늘날의 대학에서 4000명이 모이는 총회는 성사자체가 대단한 일입니다.
학생이 본관을 상대로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방법입니다.
성사 되는 것이 가장 좋고, 그 수가 4000에 모자라 총회 성사에는 못 미치더라도 참가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줄 겁니다.
학내 여론도 모아질 수 있을테고요.
02년도 총회도 ‘아무것도 모르는’ 새내기를 대거 동원해 이뤄낸 부분이 많았다고 합니다. (저는 02년도에 입대했기 때문에 당시 총회 현장에 없었습니다)
올해에도 총회가 개최 된다면 새내기들에게도 제 의견을 ‘피력’하겠지만 ‘동원’ 하지는 않겠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라고 불리지만 저는 ‘알 건 아는’ 당신들이라고 생각하고 또한 그래야 합니다.
새내기, 당신은 대학생이 되면서 선택의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을 같이 부여받았습니다.
‘3월 28일 수요일 오후 2시 대운동장’ 에서 개최하는 초안이 나와 있습니다.
단대 운영 위원회와 중앙 운영 위원회를 거쳐 개최의 여부와 최종 시각과 장소가 공지됩니다.
만약 수업 중에 총회가 개최된다면 학생처장 명의의 사유서가 발행되어서 결석은 면할 수 있겠지만 그 시간 수업을 못 듣는데 대한 피해는 감수해야겠지요.
중운위에서 최종적으로 학생총회 개최가 결정되고 일정이 나온다면 저는 저 자신의 의지로 총회에 참석하겠습니다.
학생 총회에서 대표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신방과의 대표자가 아니라 경북대 학생 한 명, 박준희를 대표하는 대표자가 됩니다.
신방과의 대표자로서 여러분께 전해 드려야 할 사항은 여기까지입니다.
당신, 이제 당신이 결정할 차례입니다……
박준희 | 인터넷 미디어의 특성상 짧고 간결하게 써서 학생들의 주의를 높이고 싶었지만 팔 다리 떼내고 몸통만 서술할 사안이 아니라 글이 길어졌습니다. 스스로를 대표하는 대표자로서 읽고 생각하고 행동해 주세요! |
2007-03-11 19: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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