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기의 중요성

“힘을 빼라.” 거의 모든 체육 강사들이 하는 말일텐데. 처음 듣기에는 엄청 모순적이다.

수업을 너무 빼먹어 액면가 그대로 경력을 말하기엔 부끄럽지만, 역도 5년 차인 지금도 코치님한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팔에 힘을 빼라’다. 이게 뭔 소린가. 몸의 힘을 극한으로 짜 내 가장 무거운 무게를 드는 게 역도 아닌가. 근데 팔에 힘을 빼라니.

극한의 출력을 뽑아내는게 역도지만, 그렇다고 매 순간 온 몸에 힘을 줘서는 안 된다. 힘 줘야 하는 부위와 타이밍에만 힘을 줘야 한다. 세컨풀의 강력한 임팩트를 만들기 위해 스타트 자세에서 팔은 그냥 바를 걸어두는 갈고리 정도로 생각해야 한다. 아예 팔이 없다고 생각하라고 배운다.

살사도 마찬가지. 이것도 숫자 그대로를 경력이라 하기엔 뭣하지만. 내 11년 경력을 돌이켜보면 몸에, 더 정확히는 팔에 힘이 빠진 걸 느낀 순간부터 살사인생 후반전이 열렸다. 리드, 커넥션, 텐션. 뭐 여튼 소셜댄스에서 중요하다고 하는, 같이 춘다고 할 때 중요하단 요소를 팔에 힘을 빼고 나서야 진짜 느끼게 됐다.


석달씩 듣다가 그만둬 버리는 수영도. 온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잠수함처럼 가라앉을 뿐더러, 간헐적으로 다리에 쥐까지 나는데. 이것도 원숙해지면 언젠가 힘이 빠져. 꼭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만큼만 힘이 들어가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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