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시소에서 열리는 ‘우연히 웨스 앤더슨 2‘ 전시회를 다녀왔다.
‘그랜드부다페스트’ 영화와 비슷한 느낌의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린걸 시작으로, 세계 각지의 ‘그랜드부다페스트’ 감도를 가진 사진을 모으며 하나의 창작집단으로 발전한 듯.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퍼거슨 감독 말이 개인 차원에서는 대체로 맞지만. 그래도 SNS가 만드는 네트워크 효과의 전 지구적 공과 사를 모두 합하면 +쪽으로 저울이 기울 것.
이를테면 날카로운 칼이고 잘 달리는 자동차다. 위험하지만 그 효용이 크기에 잘 활용해야만 하는 것.
SNS 유명세를 토대로 이것저것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을 약간 경멸하는 투로 ‘팔이피플’이라 하는데. 웨스앤더슨은 인스타그램이라는 채널로 그랜드부다페스트풍 콘텐츠를 만들어, ‘모험이란 이름의 판타지’를 판매하고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여행상품과 여행 판타지를 부추기는 각종 굿즈’.
부정이나 멸시하는 게 아니다. 이정도 질과 규모를 갖추면 정말 예술 영역에 들어선 팔이피플, 인플루언서 비즈니스 모델의 최상위 레퍼런스 아닐까 싶다.
특히 전시회 끝나고 마지막 굿즈 샵에서는 너무 다양한 상품 종류에 놀랐다. 냉장고 자석이랑 엽서, 기껏해야 옷과 모자 정도만 알던 굿즈는 이미 한 세대 전이더라고. 열심히 하려면, 판타지를 팔려면 이정도는 해야지 않나 싶었다.
타의 귀감이 된다!
“전에는 특별한 무언가를 찾아내려면 집에서 멀리 떠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는 우리 집 뒷마당에서도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는 놀라운 풍경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험은 새로운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