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 바차타 템테이션 아시아’의 줄임말이라 SBTA인데. 한국 살사인 사이에선 그냥 방콕 행사로 불리는 듯.
행사 진행
라틴댄스 행사는 아이돌이나 락스타 공연과 달리 행사 자체가 프로페셔널하진 않은 느낌이다. 자본과 경험이 그만큼 없으니 당연한 것.
하지만 제주살사가 10년 동안 꾸준히 행사 자체 완성도가 개선됐듯 아시아에서 이름값 있는 SBTA도 계속 발전하는 거겠지.
원래라고 하면 안 되지만, 원래 행사는 예정표 보다 미뤄지기 마련. 워크샵 5~10분씩 지연은 다반사. 저녁 쇼는 훨씬 더 지연돼 새벽 1시가 훌쩍 넘어 소셜이 시작되기도 했다.
물론 행사장이 여럿이라 소셜 즐기고 싶으면 다른 곳에서 하면 되니 큰 문제는 아닐 듯.
잭앤질
잭앤질의 목적은 뭘까? 소셜계의 새로운 스타. 신성을 만들어 주는 거다.
그러려면 토너먼트로 계속 상승하는 서사와 함께 상위 랭커를 집중 조명하며 신성의 탄생 순간을 보여줘야하는데. 그 측면에서 잭앤질 진행이 영 별로였다.
처음 파트너 매칭할때 리더 1번 팔로어1번. 이거 매칭하는데 뭔 시간을 이렇게 들이냐. 그건 관객들에게 중요한 게 아녀.
이런 지점을 보면 어쩔 수 없이 ‘행사 자체’로는 아마추어다. 잭앤질은 행사 의도에 따른 구성-진행을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해얄것.
수상 기준은, 기본기보다 화려하게 이목을 끈 사람에게 상이 갔다는 평이 있는데. 어차피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고 보면 그럴 수 있겠다 싶음.
각 잭앤질 대회마다 뭘 더 중요시하냐는 거 자체가 해당 대회 색깔일테니.
워크샵_마스터 클래스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왔고, 역시 달리 유명한게 아니다. 특히 마스터 클래스는 ‘하드’ 클래스가 아닌 ‘마스터’ 클래스의 길을 보여줬다.
나도 직접 들은 게 아니라 마스터 클래스 들은 동료한테 들은 거긴 한데. 춤의 원리 원칙에 대한 심화 토론 같은 수업이었다고.
어려운 동작을 제안하는 하드 클래스는 오히려 쉽다. 하지만 진짜 베이직을 가르치는 건 어렵다.
소셜 댄스
제주 살사, 광저우 살사 행사와 비교해 보면. SBTA 금요일 소셜 평균 실력은 최고였다. 한국인 기준으로 봐도 다 중수 이상만 모여있는 느낌.
그런데 신기하게도 토요일엔 뉴비의 급격한 유입으로 레벨이 저하됨. 하지만 기술적으로 잘 추는 게 늘 즐거운 건 아니니.
숙소와 행사장
아바니 스쿰윗 방콕이 숙소이자 행사장이었는데. 가격과 시설과 편의성 입지 등 고루고루 만족. 여길 와보니 서울에서 글로벌 라틴 행사가 어려운 이유가 뚜렷해졌다.
여기선 1인 1박에 7만원 수준인데. 서울에서 이정도 시설로 행사는 얼마를 내야 가능할까? 얼추 2배 이상일텐데. 해외 살사인 지갑을 쉽게 열 수 있을까?
뉴욕은 서울보다 더 비싸겠지만, 뉴욕이라서 가능하겠지. 애플에 더 큰 돈을 내는 것처럼.
행사장 무대와 소셜 바닥은 최악에 가깝다고 해야겠지. 공사장 거푸집을 깔아놨다. 비하나 비유가 아니라 진짜 콘크리트 타설할 때 쓰는 그 거푸집이다.
거푸집을 연결한 것 치곤 오히려 이음새나 표면이 상당히 깨끗해 놀라울 정도. 물론 이건 거푸집 원래 용도를 생각하면 깨끗한 거지. 소셜과 공연할 때 거푸집 이음매에 신발이 걸려 넘어질 뻔 했다는 동료가 많다.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내부 사정이야 있었겠지만. 과연 내년에도 이렇게 해도 될까.
총평
잘하는 팀, 충만한 클래스, 좋은 숙소와 행사장(바닥 빼고). 자잘하게 개선할 점은 있지만 큼지막한 지점들이 워낙 좋았다.
아시아 관광 대국 답게, 라틴 댄스 행사도 빼어났다. 아시아에서 가야하는 단 하나의 행사를 꼽으라면. 현재까지는 SB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