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떠버린 사랑에 아직은 쓰라릴 친구에게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해

언제 열렸는지

서럽기만 합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논둑길을 마구 달려보지만

내달아도 내달아도

속떨림은 멈추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시도 때도 없이

곳곳에서 떠올라

비켜 주지 않는 당신 얼굴 때문에

어쩔 줄 모르겠어요

무얼 잡은 손이 마구 떨리고

시방 당신 생각으로

먼 산이 다가오며 어지럽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당신을 향해 열린

마음을 닫아보려고

찬바람 속으로 나가지만

빗장 걸지 못하고

시린 바람만 가득 안고

돌아옵니다.

– 빗장    김용택

내 친구의 마음이 언제 열려 버렸는지 알 수 없고 그 서러움에 부질없음까지 알아버린지 이제는 꽤 되지만 시린 바람은 여전하니

젊은날의 쓰리고 시린 통증은 성장통이 아니겠냐

아플만큼 아픈 후엔, 딱지 털고서 한 뼘쯤 더 성장해 있을 너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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