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않은 편지’ 의 두 가지 종류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겨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 김남조, 편지

부치지 않은 편지에는 두 종류가 있다.

시에서처럼 이심전심, ‘말하지 않아도 알아~’ 굳이 글로 전할 필요가 없는 경우와,

글로도 차마 전할 수 없는 부치지 못한 편지가 있다. 부치지 못한 이유로는, 회한 질투 원망 후회 망설임 등 하나같이 쓰디 쓴 것들이 대부분이다.

‘안 하는 것’ 과 ‘못 하는 것’ 의 차이
‘할 필요가 없는 것’ 과 ‘차마 하지 못하는 것’ 의 거리

내 서랍에도 몇 개쯤 부치지 못한 그것들이 들어 있을까…

아마 내 추억속 서랍에는 그런게 한 가득 쌓여 있을걸

이면지로 일년내내 써도 못다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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