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풍경

바람부는 날 은백양나무 숲으로 가면
청명한 날에도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귀를 막아도 들립니다
저무는 서쪽 하늘
걸음마다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知天命)
내 인생은 아직도 공사중입니다
보행에 불편을 드리지는 않았는지요
오래 전부터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그러나 주소를 몰라
보낼 수 없습니다
서랍을 열어도
온 천지에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
한평생 그리움은 불치병입니다

– 이외수,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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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나무 숲에서 벌어지는 소낙비 관현악!

어느 현악기도, 바람이 백양나무 잎과 줄기로 켜는 그 소리를 내지 못한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오십의 지천명

그러나 그 시절에도 아직 공사중, 그를 통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진 않았는지… 그래도 뒤돌아 볼 여유는 있다.

아!! 그대에게 엽서를 씁니다,

주소를 몰라 보낼 수 없어 서랍속에 쌓아두지요.

백양나무 숲을 지날때 한번 들어 보셔요

부치지 못한 내 엽서를 백양나무가 읽고 만든 노래를 들려드립니다.

흥~ 귀를 막아도 소용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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