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쇼펜하우어의 토론의 법칙
저자 :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정가 : 9800원 (할인가 : 8140원)
출판사 : 원앤원북스
출간일 : 2003. 06. 10
토론술은 진리를 찾는 데는 관심이 없다.
이것은 검객이 결투를 초래한 언쟁에서
누가 옳은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 쇼펜하우어
예전에 ‘싸움에서 무조건 이기는 법’이란 책을 본 적이 있다.
싸움은 복싱도 이종격투기도 아니다.
룰이 없다는 게 유일한 룰이다.
그 책에는 손가락으로 눈 찌르기(일명 눈뽕), 모래 뿌리기, 강력한 선방 날리기 등이 나와 있었다.
(고환 잡고 늘어지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확실치 않다)
쇼펜하우어 아저씨가 100년쯤 전에 지은 이 책도 결국 ‘싸움에서 무조건 이기는 법’에 관한 내용이다.
속표지에 번듯이 적혀있듯 이 책에서 말하는 토론술은 진리를 찾는 데 관심이 없다.
싸움이 시작되면 누가 선이고 악인지는 관계없고, 누가 우리편이고 상대편인지만 중요한 것 처럼.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고 했는데, 남자는 다 큰 아이라고 했다.
고로 남자는 계속 싸우면서 크게 되는데 이미 다 커서 싸우지 않는다.(따위의 말 장난을 격파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 중 하나다)
싸우면서(그것이 주먹다짐이든 설전이든) 큰다는 말은 싸울 때 큰다는 게 아니라, 싸운 후에 자기를 되돌아 볼 때 성장한다는 말이 아닐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근육이 미세하게 찢기고, 그 후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를 통해 이전보다 더 강한 근육이 만들어 지는 것처럼.
이 책은 어떤 기술서라기 보다 어린애일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설전이 어떤식으로 진행 되는가에 대한 통찰의 기록이라 함이 옳겠다.
슬슬 요점만 알아보자(사실은 정리하다가 반납해 버려서……)
1. 동기부여를 통해 의지에 호소
상대의 견해가 타당하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손해를 끼칠수도 있다는 것을 주지시킨다.
‘4대강은 환경영향평가도 졸속으로 이루어져서 되돌릴수 없는 삽질이 될 지도 모릅니다’ 라는 말을 입찰 담함으로 콩고물 나눠먹는 메이저 건설사장들에게 하면 먹힐까?
‘지금 당장 삽을 뜨지 않으면 정말 우리의 4대강은 되살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가 훨씬 더 논리적이며 감동적으로 들리겠지.
책에선 이렇게 덧붙인다.
대부분의 청중들은 자기 확신에서 나온 순수한 마음으로 우리 견해에 동조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에게 불리한 것은 대부분 이성의 눈에도 이치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철학자 베이컨은 이렇게 말했다.
“이성은 기름 없이 메마른 상태에서 세상을 비춰줄 수 있는 빛이 아니다. 이성은 의지와 욕망이 흘러 들어오는 것을 그냥 받아 들인다”
2. 자기에게 유리한 비유 선택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이 바로 이 기법이다.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독후감을 쓰면서도 언급했지만, 비유는 힘이세다.
그래서 하나의 법을 가지고 한쪽에선 ‘미디어 선진화 법’이라 하고 다른 한 쪽에선 ‘미디어 악법’이라 부르는거다.(이름짓기 싸움에선 미디어 선진화 법이 승리한 듯)
책에선 이런 예를 든다.
말하는 사람은 종종 자신이 사물에게 붙인 이름을 통해 자기 의도를 미리 드러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똑같은 성직자들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수행자’라 부르고, 또 어떤 사람은 ‘땡초’라고 부른다.
예) 영향력과 연고를 이용하다 -> 매수와 학연, 지연, 혈연을 이용하다.
참고로, 토론에서 이기는 38번째 최후의 카드는…
인신공격을 하라 ㅡ,.ㅡ….
그래도 안 되면 손자병법의 36계 줄행랑이 기다리고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