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주켄 사람들
저자 : 마츠우라 모토오
정가 : 10000원 (할인가 : 7900원)
출판사 : 거름
출간일 : 2004. 05. 03
사람인에 채용공고가 났다.
1. 채용인원 00명
2. 선착순 채용
3. 출퇴근 자율
4. 정년 없음
5. 학력 성별 전공 국적 무관
자, 물론 사람인이건 인쿠르트건 취업뽀개기건 이런 채용공고가 날리 만무하다.
한국에서 저 채용공고를 만족할 수 있는 건 아마 멀티레벨마케팅, 즉 다단계 밖에 없지 않나 싶다.
그런데 물 건너 일본은 다르다.
책에는 마츠우라 모토오 사장의 전반적인 경영 철학에 대해 쓰여있지만 여기선 주로 채용에 대한 내용을 발췌해 본다.
대기업의 경영자는 흔히 “요즘 젋은이들은 개성이 없어”, “지시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지시 대기형 인간들뿐이야”하고 투덜댄다. 그러나 대기업의 입사지원자들은 1차, 2차 입사 시험을 치르고 면접까지 본다. 결국은 경영자의 마음에 드는 지원자만 선발하는 것이다. 그러니 개성이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결국 지시하지 않은 일을 하면 불이익을 받는 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 예의 바르고 회사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 좋은 성적을 받고 채용된다.
거기에 비해 우리 회사는 개성 있는 인간들의 집합소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지원자들 중에는 실제로 불량배나 폭주족 출신들도 다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도 채용은 선착순이다.
– 32쪽
대기업 면접을 치러본 사람은 다 안다.
임원들을 만나는 최종 면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리고 그 당락이 어떻게 결정 되는지를.
50에서 60에 가까운 회사 임원들 눈에 고분이 말 잘 듣게 생겨야 뽑힐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최종 면접은 궁합면접이라고 한다.
그 날 면접관으로 들어온 임원과 자신의 궁합에 따라 당락이 크게 좌우된다.
그러니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건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중졸자, 고졸자, 고교 중퇴자, 일본인, 한국인, 중국인, 남자나 여자, 누구든 평등하다. 누구나 취직하러 올 때는 이력서를 갖고 온다. 그러나 나는 내용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그 자리에서 되돌려 준다. 첫 월급은 나이에 따라 약간의 차이만 둔다. 나머지는 본인의 노력에 달려 있다……사원을 뽑는답시고 10분, 20분 정도 면접한 후에 합격, 불합격을 결정하는 일은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이유는 이렇다. 지금까지보다는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원자들이 수많은 회사 중에서 우리 회사를 선택한 것이 고맙기 때문이다.
– 33쪽
책 말미에 있는 모토오 사장의 맺음말 중 일부로 내 독후감을 맺는다.
사람들은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에 갑자기 부딪히게 된다. 나는 주켄공업을 그런 때에 회사에 상담하면 언제든지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회사, 기업을 올바르게 경영하여 직원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그런 회사로 만들고 싶다…… 설사 나와 우리 회사의 사고 방식이 낡았다고 하거나 국제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기업은 가족과 같다’는 교훈을 후진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교차로에 ‘가족같이 일할 분’이란 채용문구가 넘쳐나는 우리 사회에 왜 주켄공업 같은 회사는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