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기와 불법과 불합리가 판친다. 그 안에 뛰어들어 끝끝내 정의란 이름으로 승리해도 영광뿐인 상처만 한가득 안게 될 확률이 높다. 아니, 애초에 상처뿐인 패배로 남을 확률이 더 크겠지.
이 재미난 책을 다 읽고 난 후 새삼 다짐한다. 법원 갈 일 만들지 말자. 애초에 법리를 따질 일을 만들지 말자.
혹여 이미 법리의 세계에 들어와 버렸다면. 뜨뜨미지근하게 하지 말고 확실하게 하자. 아주 자본주의 및 법치주의적으로다가.
논리와 이성의 천적은 부조리가 아니라 욕심이다.
피해자의 비극은 가해자의 형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기껏해야 징역 1~2년 더 얹히는 정도다. 재판정에 나가보면 피해자의 반신불수보다 피고인의 치질이 더 중병 취급을 받는다. 그것을 지켜보는 피해자들은 심장이 구겨지듯 괴롭다. 그러니 제발 범죄 피해를 당하지 마시라. 피해자도 헌법상 기본권이 보장된 우리나라 국민이지만 실제로는 2등 국민이다.
제대로 충고하려면 애정을 빼고, 주저하지 말고, 심장을 향해 칼을 뻗듯 명확하고 고통스럽게 해야 한다. 듣는 사람의 기분까지 감안해서 애매하게 할 거면 아예 안 하는 것이 낫다.
애덤 스미스의 말이었다. 그가 내게 말했다. 이타심은 건물의 장식품과 같다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사회가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정의는 건물의 기둥과 같은 거라서 그것이 없어지면 건물이 무너지듯 사회도 무너진다고. 아름다운 결론은 아니지만 블랙박스처럼 유용한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