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집니다. 2007-12-29

선장의 연애 편지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급구] 같이 점심 드실분을 찾습니다’  (2005년 3월 3일 사이버 알음알이)

선, 후배, 동기조차 모르던 아웃사이더.

학교생활 2년 만에 욕심이 생겼습니다.

당신에게 보여드릴 뭔가가 있다는 욕심!

해보고 싶었죠,

당신을 상대로 내 생각이 얼만큼 먹히는가!

‘연애를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06년 11월 11일)

당돌한 고백입니다.

십수년 만의 경선

이명박과 정동영이 연대해서 나온다 해도 자신 있었습니다.

‘마법을 믿으세요’ (06년 11월 23일)

일 년, 아니 몇 달 전만해도 우스갯 소리처럼 들릴 일이 벌어집니다.

과방 반경 50m만 가도 어색함에 심장 박동이 빨라지던 ‘박준희라 카는동기’

이제 학생회장이라니……  마법이라 해도 좋을겁니다.

그 마법을 완성하기까지 어떤 준비를 해 왔는지, 이제 보여드릴 시간이 된 거죠.

신방을 높이 높이 띄어 올릴 태풍이 되기로 합니다.


많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 그 행사를 기획하기 위한 회의, 그 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 결정된 사안을 실행하기 위한 노력
…… 고작해야 20인치 남짓한 직사각형 발광화면 안에 담기엔 모자라 점 여섯 개 말 줄임표로 대신합니다.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신방과 학생회장이란 명찰을 달고 나가는 어떤 자리에서건 당당했습니다.
내가 160 신방을 대표한다는 자신감, 책임감을 꼭 챙겨 나갔습니다.

오만하다 해도 좋습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 최고라 생각했고 어떤 세상과도 동등한 위치에서 연결을 생각 했습니다.


이제는 안주거리가 된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죠.

과방 도어락이 부서지고 컴퓨터가 도난당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받는 상처도 있었죠,

선장도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인지라 베이면 시리고 찔리면 쓰립니다.

하지만 등에 칼이 꽂혀도 항해를 계속하는 게 선장의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먼 바다로 나갈수록 풍랑이 거센 건 당연하고 누구하나 그리로 가라고 등 떠민 사람 없었습니다.

스스로 항로를 결정하고 항해를 지휘하는 선장의 책임입니다.

아니,

지휘하니까 책임지는게 아니라

책임지기 때문에 지휘할 수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 준비한 여섯 개의 연결고리, 기억나나요?

교수님, 언론고시원, 외국인 학생, 교류/편입/자율전공, 다른학교 신방과, 연애

제 공약의 핵심은 ‘다양함’ 이었습니다.

골라먹는 재미를 선사한다는 얼음보숭이 가게의 ‘손쉬운 다양함’이 아니라,

능동적인 조직 내/외부의 교류에서 나오는 ‘치열한 다양함’

이 ‘다양함’ 들은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미 신방과 설립부터 이야기 되었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 당연한 것이 생소한 것이 되지 않도록 노력했던 것이지요.

일 년의 항해는 끝이 났고 정책과 사업에 대한 평가는 신방과의 역사가 할 것입니다.

귀항해서 닻을 내리는 지금, 선장의 생각은 처음과 일절 다름이 없습니다.

아니, 더욱 확고해 졌습니다.

누구는 항해를 통해 신대륙을 발견하고 누구는 남극을 발견하듯,
저는 확고한 신념을 발견합니다.

단 한 번도 이 여섯 개 연결고리의 중요성을 의심한 적 없습니다.

일 년짜리 사업이 아니라 길게는 10년 20년 이상을 내다보는 사업이라 말씀드렸습니다.

난 당신들이 토익과 학점에 신경쓰듯, 술자리에서 연애 이야기를 풀어놓듯 자연스럽게 우리 역사와 사회 이야기를 토해내면 좋겠습니다.

학생총회, 4/9제, 5.18…… 유일하게 부끄러움이 남는 행사들입니다.

후배들에게 진 선장의 빚입니다.

또한 선배 된 자들의 빚입니다.

강요할 수 없다는 미지근한 이유로 가볍게 손 털어버린 선배 된 자들의 빚입니다.


보셔요, 어떤 언론인을 초청해도 결국은 하나의 조언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호기심’

스스로 심장을 데울 수 없다면 우린 그저 적은대로 나열하고 출력하는 엑셀이나 워드프로세서와 다를 바 없습니다.


일 년동안 당신에게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던졌습니다.

그렇게 하고도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많지만,

그 많은 말들 중에도 당신에게 꼭 전해야할 메시지는?

그것이 단 하나라면?

배려와 헌신입니다.

이게 스물 네 번째 연인이 남기고 가는 마지막 화두입니다.

개인 간 배려와 조직에 대한 헌신

배려가 없다면 관계는 없습니다.
헌신이 없다면 기적도 없습니다.

항해의 시작과 끝을 선장과 함께 해 준 러버크루,

고맙습니다.

내 사람!

다시 기회를 준다 해도 망설임 없이 그대입니다.

내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 생각 한 번도 변한 적 없습니다.

풍랑과 비바람 같이 맞아준 러버크루가 있었기에 항해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첫사랑 신방, 당신이 없었다면 이 항해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더 힘들다고 하지요.

허나 후회 없이 사랑한 쪽은 그 끝에서도 후회가 없습니다.


또 다른 사람 만나고

또 다른 조직에서 부대끼겠지만

두 번 다시 이런 사랑 가능할까요?


내 삶의 마지막 장을 써내려 갈 때도

난 자신 있습니다.

‘내 스물여섯은 순수하게 완전연소된 시기였다’


신방,

세상에 차고 넘치는 그 말 하나 남기며

당신의 스물 네 살과 함께했던 러브 크루저는

영원히 정박합니다.


신방, 사랑합니다!

선장의 연애편지는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박준희 꼭 일년치만 사랑하기로 한 약속,

그 약속의 끝에서 당신을 놓아 드립니다.

2007-12-29
23:16:17 

05.병조 1년, 열심히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후회가 없는 한해를 보내시다니 참 부러울 따름입니다.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로운 한해에는

꼭 마법사길드에서 탈퇴를 진심으로 바라겟슴미다 ㅠㅠ

수고하셧어요~

2007-12-30
08:45:27 

이정호 1년동안 신방과 이끌어 가시느라 수고하셨어용 ~ ㅋ
2007-12-30
13:01:56 

한상철 준희야 고생했다.. 진짜루..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렴 2007-12-30
14:30:29 

정재훈 저도 조만간 마지막으로 ㅠㅠ

선장 굿바이~

2007-12-30
14:43:42 

신주현 수고하셨어요 !

이제 자신있게 본인의 연애를 시작하시길 …

2007-12-30
18:15:34 

경운기 수고 하셨습니다 회장님!!! 2007-12-30
20:23:45 

정진욱 또 위의 글을 작성하기 위해..
한참을 과방 컴퓨터 앞에서 씨름했을
선장의 뒷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 늦은 밤 그 모습 보긴힘들겠죠??


진정으로 당신은…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멋졌습니다…

2007-12-30
20:47:07 

04/류종은프로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학생 회장으로서
신문방송학과 학생으로서
‘신방인’으로서
모든 일에서 선두지휘를 하시는 모습
정말 자랑스러웠습니다
형 이제 회장이라는 감투는 벗게 되겠지만
앞으로도 열심히 하실꺼라는 믿음
웬지 그런 믿음이 생깁니다.
형 수고하셨어요~!^^
2007-12-31
10:30:02 

07민찬 이 글을 쓰시던 모습
과방에서 뵜엇더랬죠
수시면접때부터 형을 첨 만났었는데
생각해보면 참 다사다난한 한해였던거 같습니다.
선장님이 있어서 거친풍랑을 헤치고 러브크루져가 무사히
항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 던 것 같네요.

비록 러브크루져의 항해는 끝이났지만
신방의 항해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니
선장님도 이제 선장이라는 직책은 벗게 되겠지만
신방의 일원으로써
힘이 되어주실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1년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

2007-12-31
20:30:31 

03석규 수고하셨습니다^^ 2007-12-31
20:34:22 

07보성 한 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ㅋㅋㅋ 2008-01-01
00:59:24 

윤일광 박준희 란 분을 어떻게 잊어야 하죠?
방법 좀 갈쳐줄수 있는 분… 모시겠습니다^^
2008-01-01
07:11:52 

03 황희진 수고하셨습니다.
(늘 얘기하시던) 조만간 좋은 소식 기대할께요 ㅋㅋㅋ
2008-01-01
14:06:30 

이윤재 감히… 말하건데 전무후무한 회장이 아닐까 한다.
부디. 후무는 아니였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2008-01-03
13:18:20 

진오성 선장님 수고했으요^^ㅋ
이 한마디가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솔직한말인듯하다^^
2008-01-03
20: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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