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국 언론학도들에게 2008-06-03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광우병 집회에 나갔던 분들은 헌법 전문을 떠올리기 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란 노래의 노랫가락을 흥얼거리겠지요.

우리는 신문론시간에(개론이었나요?) 기사의 ‘시의성’에 대해 배웁니다.

조잡한 의견이지만 언론학도로서 ‘시의성’을 핑계삼아 몇 자 적어 봅니다.

반듯하게 재조명된 정리는 훗날의 역사가 해 주겠지요. 사학과도 먹고 살아야 되니까~


에디슨이 전등을 발명하고 나서도 한 세기 반이 지난 지금, 사람들이 아날로그 촛불을 들고 어두운 거리를 밝히게 만든 이 사건을 광우병 사태라 부르겠습니다. 다른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지요.

두 가지를 말하겠습니다.

첫째, 미국 쇠고기 수입이 광우병 ‘사태’가 된 근본 원인은 정부와 국민간 ‘소통의 부재’에 있습니다.

현대문명이 만든, 믿는 사람의 수나 정도에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만들어진 신’인 과학이 아직 풀지 못한 난제가 광우병입니다.

정부와 반대론자의 과학적 사실 공방에는 확실한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과학자가 아니라도 이런 논리는 내세울 수 있지요.

‘쇠고기 수입이 위험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면, 위험할 것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건 상식논리입니다.

정부는 ‘위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데 비중을 둔 일방적 통지를 국민들에게 감행한거죠.

청와大라 불릴만큼 대학교수도 많고, 강부자란 별명이 붙을만큼 돈도 많은 내각이라 일반 국민 개개인과는 그 지적 수준에서 차이가 나겠지요.

아마 그리 생각했을겝니다.
그러니 어려운 협상을 능수능란히 끝내고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식의 통보만 하면 임무완수라 생각했겠지요.

허나 요즘 대세가 ‘집단지성’입니다.

각각의 개체들이 모여 협동이나 경쟁을 통해 단일 개체의 능력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것을 말합니다.

강부자, 고소영, 청와大 정부가 국민 한 명 한 명보다는 똘똘하겠지만 1만이모이고 10만이 모여 네트워크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요.

과격진보세력이 대통령 지지도를 바닥에 꽂고 수십만명을 광장에 집결시킬수 있는 선전·선동 기술을 발휘할 수 있다면 지금 대통령은 권영길이나 심상정이 되어있어야겠죠.

국민들의 집회는 단순한 물리적 집합개념인 군중(Crowd)이 아니라 공중(Public)이 됐습니다.

사람들의 외침은 개인의 아우성에서 사회 구성원의 여론(Public opinion)으로 바뀌었죠.

광장 바닥에 앉아있는 사람과 컴퓨터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을 이어, 군중을 공중으로 바꾸고 개인의 아우성을 사회의 여론으로 만드는데 전화기, 인터넷 같은 통신기기가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통신기기는 우리 몸의 귀와 눈과 입의 연장입니다.

이 기기들은 소통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가 만들어낸 이기입니다.

집회장을 밝히는 촛불은 소리없는 아우성, 음소거된 국민의 소리를 키워 달라는 뜻이죠.

결국 이 모든 것들은 소통하려는 욕구의 연장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방과를 복수전공 했다면 좋을테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크게 배워야겠지요.

현대건설은 주주가 주인이지만,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니까요.


‘저널리즘이란 과연 강의실에서 가르칠 수 있는 것인가?’
-‘미래의 저널리스트들에게’ 에서

이제 우리들 이야깁니다.

우리는 신문론, 언론윤리법제론, 여론선전, 인간커뮤니케이션, 미디어효과론, 매스컴연구방법론 등등을 배웁니다.

제가 요번에 그 과목들을 위한 최고의 실습장소를 봐뒀습니다!

바로 대구 대백앞, 서울 시청, 광주 금남로 등지이지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혼란스러워 망설여진다고요?

필드, 현장에 나가지 않고 글쓰는 사람은 소설가지 기자가 아닙니다.

대학축제 기사를 쓸 때,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 객관적 기사가 안 나올것 같아 현장에 안 간다는 것과 다를 바 없잖아요.

탄핵구호 외치고 가두행진을 하라는게 아니죠.

얄미울 정도로 냉정하게 그 자리에 서있어 보세요.

고리타분한 전공책이 촛불을 밝히고 있을 겁니다.

뜨거운 가슴으로 걸어가서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세상과의 소통을 공부하는 언론학도에게 이건 소중한 실습기회입니다.

-내게 저널리즘을 가르쳐 준 것은 대학 학보사 생활과, 학생이었던 학보사 편집국장이었다.
위 질문을 던졌던 언론인의 답변으로 마무리합니다.

NY타임즈 기자였으며, 퓰리처상을 주관하는 컬럼비아대학 종신교수인 그에게 저널리즘을 가르쳐준 곳은 어디였을까요?

‘현장’이라는데 영화 타짜처럼 전재산과 손목을 걸진 않겠습니다.

답은 당신 몫이니까요


*집회때 나눠준 피켓밑에 빈칸이 있기에 끄적여 봤습니다.
순규 선배님 고생하시는데 도와드리지도 않고 쪼로롬이 가 버려서 죄송합니다

박준희 공부하면 할 수록 제 지식이 조잡하단 걸 알게되니, 글 한자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86 한상철 선배님이 동문 게시판에 올리신 글을 보고, 현역 선배로서 최소한의 할 말은 해야 하는가 아닌가 하는 용기로 끄적입니다.

선`후배님들의 메아리를 기다리겠습니다.

2008-06-03
13:54:10 

정영실 “국민 중엔 반역자도 있고, 범죄자도 있고, 철부지도 있고, 선동에 속아 날뛰는 이도 있고, 거짓말쟁이도 있고, 금치산자도 있다”는 조모씨도 있는데요뭐..수준이 맞아야 말이 통하지….-_-;어쨌든 침묵은 똥..뭐라노..아무튼 선배 수고요.. 2008-06-03
14:52:40 

황순규 빈칸은 일부러 적으라고 비워둔거 ^-^ 센스있게 잘 썼네 ㅎㅎ

대구는 앞으로 3, 5, 7, 10일 집중촛불문화제를 할 계획인데, 6일도 추가 될 것 같네요. (따지고 보면 -_-; 맨날이네;;)

2008-06-03
15:28:39 

서호태 준희형 글 잘 읽었습니다
신방과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점 깊이 반성합니다
저도 이번 기회를 통해
머릿속 상상만이 아닌
직접 발로 뛸 수 있는 신방인이
되겠습니다.
2008-06-03
18:01:54 

최병욱 지난주 주말에 있었던 집회 현장 생중계 동영상(1시-4시)을 추천해 드립니다. 아프리카에서 동영상을 구할수가 있으니 꼭 한번쯤 시청하시는것을 권해드립니다. 2008-06-03
18:44:35 

윤일광 요즘 뉴스 자주보고 있습니다. 마음만 너무 아프네요 ,중국도 한국도 요즘 사회는 조용하지만은 안네요 ㅡㅡ 하지만 아무리 사회가 나빠 도 힘들어도 국민들이 힘을 합치면 꼭 좋은 날이 올거예요. 나라의 주인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들입니다. 나쁜국민은 정부에서 심판 할수도 있지만 죄업는 국민들을 속태우는 정부는 국민들만이 심판할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2002월드컴 때처럼 대한민국 국민들이 한데 뭉쳐 힘내시길 바람니다!!대학생으로써 그냥 보고만 있어선 절대안됩니다!!내가 한국인이라면 꼭 매일매일 투쟁할건데 외국인 입장으로 어쩔수 없이 뒤에서 응원해 드리겠습니다!!!힘내세요!!!대학생들이 앞장 서야 합니다!!!!!!!!!!
2008-06-03
21:02:58 

이유진 준희선배, 글 쓰셔야죠. 잘 쓰셨습니다. 정영실이 꼬리말까지 달았는데 대단한 글입니다..
우리는 실직하고 일자리없어 길거리를 헤메는 젊은이인가요.. 현장으로 가보기를 바랍니다. 서울에의 일도 영상으로만 보고 판단하려니 너무 어렵네요. 도로점거는 엄연한 불법시위 아니냐를 따지기엔 이미 강을 건넌것 같습니다만, 뭐든, 두 눈으로 보고 판단하고싶네요.
2008-06-04
01:58:44 

이유진 아랑에도 말이 많네요… 다들 여러모로 수고해요.. 언론학도라면 한번쯤은 꼭 가서 느낄만한 절호의 기회인듯합니다.. 느낌의 결론은 다 다를 수 있겠지만요.. 찬스! 사용해보아요~ 2008-06-04
03:12:12 

이상희 한쪽에만 매몰되지 않는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쪽이든 저널리즘을 가르쳐 주는 곳이
현장이라는 선장의 말에 백배 동감하면서도
이런 저런 핑계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 내가
부끄럽습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판단하기 위해선 현장을 찾아야 하는데..

2008-06-04
14:33:26 

강승태 국민과의 소통부재도 문제지만…그것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자꾸 왜곡하려드는 중심언론들도(이른바 조중동)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편파적인 언론의 보도를 보다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자료 하나가 있어서 올립니다. 2008-06-04
16:01:40 

강승태 [중앙일보]

– 중앙일보 기사 제목 비교 –
2002년 12월 20일 – 과반수에도 못미치는 반쪽짜리 대통령
(노무현 후보 당선)
– 총 유권자 수 34,991,529명, 노무현 득표 : 12,014,277명(48.9%)
2007년 12월 20일 – 과반수에 육박한 진정한 국민 대통령
(이명박 후보 당선)
– 총 유권자 수 37,653,518명, 이명박 득표 : 11,492,389명(48.7%)

* 다음 아고라에서 퍼왔습니다.

2008-06-04
16:05:03 

최재양 진짜 언론학도라면 그런 현장에 직접 참여해서 진정한 민중의 소리가 무엇인지 느껴야겠죠… 지금 제 앞에 닥친 상황들을 조금 미루고 나서고 싶지만..쉽지가 않더군요…하지만 조만간 그 현장에 저도 동참할겁니다…. 그리고 신방인 여러분들은 우리언론들의 보기좋게 포장한 기사들을 충분히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장 속에 함께 한다면 그보다 좋은건 없겠지만… 그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위에 승태 말대로 언론이 보도하는 기사에 대해서만이라도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네요..
2008-06-04
17:51:05 

이유진 이번 광우병과 이후 흐름때문에 일반 대중(?)들도 언론의 생리를 알아차린 듯 싶네요. 조선 광고항의도 그렇고 경향신문은 독자가 상당히 많이 늘었다더군요..

근데 승태선배 호주에서 뭐해요 ㅋㅋ 빨리 한국에 오기나 하셔요 ㅋㅋ

2008-06-04
19:29:32 

07쭌용 승태형 안녕하세요~~~ ㅋㅋㅋ 오랫만이네요 형님 ㅋ

준희형님 전 오늘 갑니다!
지난번에도 많이 느꼈는데 이번에도….

오늘 신방인들 많이 만났으면 좋겠네요~~

2008-06-05
12:42:47 

05. 병조 연일계속되는 촛불문화제를 아프리카 중계로 지켜보면서

시험이다 뭐다 현실의 핑계로 시대에 무임승차하고있는

제가 부끄러워 지는 새벽이네요 ㅠ

토요일에 같이 가실분 계시나요-

이제는 입을 열고 외치고 싶습니다.

2008-06-06
04:27:12 

황순규 병조야 ㅋㅋ 전화해라 ㅋ
웬만하면 그 자리에 늘 있다;;-ㅁ-;
2008-06-08
15: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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