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은 언니가 있습니까? 2008-12-19

볼그레한 유진이가 올라오네요.

도서관에서 만나는 몇 안 되는 학과 후배 중 한 명인데, 그나마 간만입니다아~

하나 진주, 금 진주, 신주에 자기까지 해서 신방과 여자실세 술자리를 가졌다고 하더군요.(어떤 직책 라인인거죠)

아! 그렇지.

전 인사를 건넨 후, 도서관 짐을 샤샤샥 정리해서 조기퇴근하고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여성가족부 양성평등 캠프를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고,
신방과 여학우를 치우침 없이 사랑해 온 제가 할 일이 떠올랐거든요.

신방과에 남녀 비율이 얼마지요?
인간 엑셀인 정재의 증언을 빌리자면, 드물게 학번별 동수거나 대부분 여초현상이었다네요.

수 적으로 보면 확실히 여자가 많죠

토익점수나 학점을 봐도 평균적으로 여학생들이 높고,

말도 대부분 더 잘하고, 우리과 여자 애들은 누가 보더라도 당차고 자신만만하죠.

얼마 전에는 타과생한테서,
“신방과 여학생들 기가 너무 세다, 그런 애들은 처음 봤다”는 반 항의성 고백을 듣기도 했습니다.

자, 이렇게 개개인의 능력이 탁월한데
왜 02년 이후로 여자 학생회장이 안 나올까요?
논리적 비약인가요?
자자~ 여학생을 탓하는 게 아니라 한 번 생각해 보자고요.

외부인에게는 간혹 우스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남학생들에겐 복협이란게 있습니다.
여학생들에겐요?
여자 후배들에게,
‘오빠’는 성전환 수술이나 커밍아웃을 해도 채워 줄 수 없는,
‘언니’라야 가능한 무엇이 있습니다.


해외 연수를 갈 때,
취업 준비를 할 때,
행사 뒷풀이에서,
후배들한테 어떤 언니 되겠다는 생각 해 본 적 있나요?

‘여자의 적은 여자다’ 라는 말에 너무 쉽게 공감하는 여자애들을 보며 저는 이렇게 되묻습니다.

당신에겐,
닮고 싶은 언니가 있습니까?


* 유진이가 알음알이에 썼던 글 – 여자 선배’의 부재에 대하여 – 일독을 권합니다.
이 주제는 제가 떠들기보다 새로운 구성원끼리 이야기 해 보는 게 훨씬 중요하다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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