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학번 정박은자 선배님,
며칠 전 과방에 들르셨다는 말을 후배한테서 들었습니다.
서가 정리를 하다 대학 시절 전공서적이 나왔는데 어떻게 처리 할까 하다 학과에서 필요하면 기증하겠다고 하셨지요.
바로 며칠 후 학과 사무실에서 선배님이 보내주신 전공서적 꾸러미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총 18권의 전공서적, 그 중에 2권은 원서더군요.
우리가 20년 후에 전공서적을 기증하려 하면 아마 권수로는 10권 내외, 그 중 절반은 제본 뜬 책이 아니겠냐며 저희끼리 웃었습니다.
선배님의 책장을 훑다보니 시간을 뛰어넘어 20년전 신방과 학생을 만나는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신문학 개론 첫 페이지에 한상철 선배님의 전화번호가 메모되어 있는데 952-9772 입니다. 예전 전화번호 일까요 최근에 한 것일까요?
게다가 이 책 379페이지에는 20여 년전에는 노란빛을 자랑했을, 지금은 세게 잡으면 바스러지는 소리를 내는 유서 깊은 단풍잎도 꽂혀져 있습니다.
요즘 여대생 중 얼마가 가을 단풍을 전공책 중앙에 고이 꽂아둘까요?
아! 479페이지에도 있네요. 아마 신문학 개론은 2학기 강의였나 봅니다.
이 단풍잎은 설탕을 국자에 녹여 만든 달고나 색깔입니다.
마침 학과 도서관 분류를 완전히 새로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이 시점에 선배님의 좋은 자료가 더해져서 조금 더 풍성한 학과 도서관이 되었네요.
그 동안 잠들어 있던 책이 선배님 손을 떠나 후학 중 어느 누군가에 손에 의해 다시 기지개를 켜게 되었습니다. (사실 요즘 학생들에겐 어려운 책들이니 아주 왕성하게 기지개를 켜긴 어려울 겁니다 ㅡ.,ㅡ…)
20여년전 선배님이 손수 꽂았을 단풍에서 폭염뒤에 올 가을을 미리 엿본 것 같아 설레입니다~
정박은자 선배님,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한상철 | 와우! 그 전화번호는 효목동 살때 우리집 전화번호인데 아마 17년전쯤에 살았던 곳이거든…… 그립다 그때 그시간 | 2007-09-06 08: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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