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남의 미팅/소개팅에 관한 오해와 변명

정치 경제 이야기만 쓰다보니 우뇌와 좌심실이 딱딱해진것 같아 연애질 이야기를 좀 풀어놔야겠다.

 

가볍게 몸을 푸는 맘으로 연못남에 대한 아름다운 오해에 대한 변명을 해 보자.

  

1. 선배는 연애를 못 하는게 아니라 안 하는거죠? (후배 약간명+ 동기 J군)

– 오햅니다. 그래도 이건 아름다운 오해로군요

 

 

2. 만나자 마자 국밥집 간다면서요? (몇몇 후배)

– 오햅니다. 세 번째 소개팅에서만 그랬습니다.

이건 그 때의 정황을 정확히 소개해야 오해를 풀 수 있겠군요.

 

때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 낮엔 약간 끈적하고 밤엔 팔을 슬슬 부비게 만드는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오후 6시 지하철 반월당역 영풍문고 소설코너에서 만나기로 했죠.

이 지지배가 약속시간을 5분 넘겨서 오더군요.

베스트셀러 진열대에서 최근 문학 경향에 대해 10분간 이야기했죠.

덥다고 나가자 하더군요.

 

영풍문고를 나와 삼성빌딩 앞에 섰습니다.

식사 하셨냐고 물었죠

안 했다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말했죠

 

인생은 선택의 연속입니다,

제가 두 개의 선택지를 준비해 왔습니다.

하나는 일식이고 하나는 국밥인데 어느쪽을 택하시겠습니까

 

아무거나 괜찮다고 하더군요

 

국밥집으로 향했죠

동성로에서 유명한 양대 국밥집 중 한 곳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죠

그리고 주인 아주머니를 향해 여유있는 목소리와 손짓으로,

‘아주머니 여기 두 개요’ 라고 외쳤습니다.

아~ 이 여유롭게 리드하는 모습이라니…

 

따로국밥이 나왔는데 맛집이란 이름이 아깝더군요.

그래서였는지 국밥을 반쯤 남기더라고요.

‘아니, 입맛에 안 맞으세요’ 라고 물었죠

그런게 아니라 점심을 오후 3시쯤에 먹어서 배가 부르다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친절히 말했습니다.

 

 한 해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는 돈이 17조원 입니다.

이게 월드컵 경기장 70개를 지을 수 있는 돈이거든요 

 

그러자 바로 답변을 주시더군요.

‘그럼 그냥 제가 먹고 죽을께요’

그래서 제가 다시 말했죠.

‘오해하신 것 같은데, 그냥 남기고 가면 자원낭비니까 나눠 먹자는 말이었죠’

‘아뇨 제가 먹고 토할께요’

하지만 저의 참 뜻을 이해한 상대방은 결국 남은 국과 밥을 제게 넘겨주었고 우린 남은 음식을 깨끗이 비웠습니다.

 

그리고 따로국밥집을 나온 우리 둘은 따로인생을 살게 되었죠.

 

이 정도면 오해가 풀렸을거라 믿습니다.

 

 

3. 미팅 나가면 집에 신문 뭐 보는지부터 묻는다면서요 (역시 몇몇 후배들)

– 완전 오햅니다.

공동관심사를 잡아내기 위해 분위기가 전개부분에 다다르면 던지는 질문입니다.

첨부터 이런 질문 던지지 않습니다.

 

 

4. 게이아냐? (현재 심리학 석사 과정중인 동기)

– 이건 생각해볼 만한 오해군요.

처음 이런 질문을 던진 동기는 제 심리검사 결과 그래프를 가지고 와서 말했습니다.

‘여기서 양성성이 상당히 높게 나왔는데,

이게 높을경우 바람둥이거나 동성애자일 수 있거든.

형은 바람둥인 아니니까 동성애자 아닐까?’

프로이트 이후로 이렇게 설득력있는 심리학자(그 당시는 학사)는 첨이더군요. 

후우~

이번 오해를 풀기위해선 면접봤던 회사 부사장님과의 점심식사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투 비 컨티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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