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항목 이어서…
작년 여름,
교수님의 추천으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벤처 제약회사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임원진과의 면접이 끝나고 아이비리그 출신 부사장님과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여자친구가 있냐고 묻더군요
단호히 대답했죠
나 – 없습니다
부 – 아, 그럼 마지막으로 사겼던 적은 언제?
나 – 전에도 사귄적 없습니다
부 – ?? 아니 한 번도 없어요 ??
나 – 네!
부 – 정말 한 번도?
나 – 네, 한 번도 사귄적 없고 그걸로 거짓말 한 적도 없고 부끄러워 한 적도 없습니다
부 – …ㅡ.,ㅡ…
잠시 침묵 후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미국 아이비리그 출신 부사장님 said
부 – There is a door (해석: 나가는 문은 저쪽입니다)
이건 중요한 결격사유입니다.
나 – 아…하하
부 – 이건 중요한 사안이니까 확실히 대답해주세요
당신 혹시 게이입니까?
나 – 하하, 남자 좋아합니다. 하지만 여자는 사랑합니다
부 – 아아… 혹시 다른곳에 면접보러 가면, 학력이나 다른 자격사항은 속이면 안 되겠지만 어디가서 그 이야기는 하지 않는게 좋겠군요.
나 – (속으로) ‘그것이 무어가 부끄러워 말을 못 한다나요?’
물론 면접과는 별개로(부사장님은 면접관이 아니었음) 점심식사에서 사회생활 선배로서의 조언이었습니다.
분위기도 유쾌했고 면접자와 피면접자 관계가 아닌 20대 청년과 40대 청년의 대화였다고나 할까요?
결국 그 회사는 내가 배신때려서 안 간 셈이 됐지만 나중에 부사장님이랑 술 한잔 하자는 약속은 아직도 유효함.
결론 – 취업 스펙에는 연애 경험도 중요하다.
5. 미팅을 학술 세미나로 여긴다죠 (후배 K군)
– 오햅니다.
미대 애들 만나러 갈 때 18,19c 서양 미술사 공부해 간 것,
좋아하는 화가로 고등학교 미술 시험 문제에 주관식으로 나온 빛의 마술사 렘브란트를 선정하고 6년 만에 그사람 자료를 수집 한 것,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에 대한 분분한 의견 3가지와 그 중 미술사학계에서 유력한 정설 등을 공부해 간 것은 결코 저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오직 그녀들과 공유할 수 있는 교집합의 크기를 늘려두기 위함이지요.
미팅은 한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자신을 세일즈하는 영업과 같습니다.
미리 고객에 대한 정보가 주어진다면 그걸 충분히 활용해야 하지 않습니까. 이런 유리한 세일즈가 어디있나요?
상대와 공유할 만한 발판을 미리 만들어 놓으면 그 발판을 함께 딛고 관계를 더 멀리 전진시킬 수 있지요.
… 물론 저는 그 발판에서 하루종일 쉬다 오곤 했습니다만 …
행정학과 그녀를 만나기 전, 도서관에 행정학 개론을 보러 갔다가 신방개론과 비교할 수 없이 두꺼운 자태를 보고 되돌아 나오던 시절이 생각나는군요.
6. 연못남이 가장 싫어하는 노래 (다수 연못남의 동의)
‘토이’의 좋은사람
고마워 오빤 너무 좋은 사람이야……
그 한마디에 난 웃을 뿐
오빠는 내게
단 하나의 사람 ——-넘을 수 없는 17茶원의 벽——> 좋은사람
이야
연못남이 유머러스하면 – 재밌는 좋은 선배
연못남이 차가 있으면 – 차도 있는 좋은 선배
연못남이 똑똑하면 – 똑똑하고 좋은 선배
유재석보다 재밌고 BMW로 후진 주차를 잘 하며 3차원 미적분을 슥슥 풀고 와이셔츠 단추 2개 풀고 농구에 열중하기도 하는 박력있으면서도 자상한 연못남은? – 참 좋은선배
마무리 – 연못남을 둘러싼 오해들이 다 풀렸을까?
진보청년 J군이 부사장님과의 점심대화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냐고 했다.
단호히 말하겠다.
내 일기장과 같은 이곳의 모든 글은 철저히 내 생활의 팩트에 기반해서 쓰고 있으며 억지 설정을 지어낼 하등의 필요성을 못 느낌을.
이 녀석은 연못남 동지인 주제에 대체 어디가 작위적이란 걸까?
참, 내 처음 댓글도 과도한 진지함을 통해 유머를 유도한 것임.
이해해주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