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아무나’ 그리고 ‘연애’

한 친구가 내게 요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참~ 오빠는 고집쟁이예요, 그 나이까지 연애를 못 했으면 남들 같으면 그냥, 일단, 아무나 만나서 연애 할 텐데” 


맞는 말인가도 싶습니다.

연애 상대가 자주 바뀌는 친구들은 새로운 만남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요.

제 식대로 표현하자면 최대 정지 마찰력이 낮고 마찰계수도 낮은 셈이지요.


연애라는 것이 반드시 죽고 못사는 두 명이 만나서 시작하란 법이 없지요, 

오히려 처음에는 ‘나쁘지는 않은’ 두 명이 만나 아옹다옹 하면서 정드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요.


although,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국어 문법에선 그다지 올바른 쓰임이 아니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단, 아무나’ 만나 ‘연애’를 하기엔 마찰계수가 너무 높은사람.

미치도록 슬로 스타터. 심지어는 다른 이들이 내 목표물을 들고 결승선에 들어가 버릴때 출발하는…

아름다운 당신에게 개미처럼 성실하게 달라 붙다가도 틈이 없으면 한 순간 돌아서 버리는 한량 배짱이.


글쎄요? 

일단, 아무나 만나 연애해야 할까요?


이건 연예프로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가십 수다가 아니라,

한 청년의 채울 수 없는 근원적 결핍에 관한 진지한 고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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