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아래 ‘2분의 시간…’ 이란 글의 두번째 이야기격이 되겠네
엊그제 동네 이마트에서 A4용지를 사려고 기웃거리고 있는데 왠 아가씨 다가와서 왈
“혹시 대학교 1학년 이세요?”
아유~ 안 되겠다. 대화 상세 묘사는 너무 길어질듯 하고,
여튼 대화 패턴은 앞의 ‘2분의 시간’ 에 등장하는 의문의 그 사람 공부한다는 여성과 비슷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그나마 아가씨가 좀 더 나아서 내 시간을 15분씩이나 할애해 줬다는것.
이야기 하면서 대체 이 사람들이 무슨 조직인가, 모르는 사람한테 말 거는것이 어렵다면서도 무턱대고 들이미는 당신은 누구인가? 싶은 궁금증이 들어 나도 활발한 피드백을 보였다.
요즘 한창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때니까 ‘과수원길’ 동요를 같이 부르자 그러니 일언지하에 싫다 그러더군.
여튼 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함을 역설하면서 상대를 탐색하고
그 쪽은 내 인생에 정말 중요한 상담을 해 준답시고 들을 의향이 있느냐 자기는 정말 아무한테나 이야기 안 건넨다 …… #$%^#$^#$
결국, 언론학도로서! 신문방송학도로서!
호기심이 출동했다
대체 당신은, 당신 뒤에 숨은 배후 조직은, 당신의 이념과 행동규범과 패러다임은 무엇이란 말인가!
해서, 심층취재를 위해 금요일 오후 9시에 홈플러스 앞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잡았다.
내 친한 동생과 함께 나가겠다는 말을 덧붙여서
……………………………………………
그리고는 금요일 오후 7시 40분 부터 우리동네 홈플러스 서점에서 레어한 취재원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두근두근 기다렸지
그리고 9시… 홈플러스 정문엔 아무도 없다
9시 1분. 전화를 걸었다.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9시 4분. 문자를 보냈다
‘오늘 아홉시에 보기로 했을텐데요. 사람 공부하시느라 약속개념은 잃어버리셨는지’
9시 7분. 다시 전화를 했다
이번엔 통화버튼 누르고 30초 만에 나오는 통화 불가 멘트… 이것은 곧 단순히 전화기를 실수로 못 받은 것이 아니라 전화기 버튼을 조작하고 있다는 소리!
9시 10분. 분노의 문자 발송!
“이 사람이! 약속을 우습게 아시네. 앞으로 죽전네거리에서 나 마주치지 마세요. 좋은 소리 못할테니’
원래는 영화 친구의 대사처럼 ‘나 만나지 마쇼!’ 라고 쏘아붙이려고 했으나, 세상살이 또 언제 어떤 식으로 만날지 모르는거라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려 했다.
당신, 왜 도망갔나요?
언제는 내 인생에 진정 중요한 이야기를 해 주신다면서, 주변 어른중에 병으로 안 좋게 돌아가신 분이 있다면서요!
우리나라 노인분들은 교통사고 아니면 병으로 돌아가시지 또 뭐가 있겠어요 이 사람아!
제길! 다음에 또 홈플러스 이마트에서 제발 만나라
이번엔 내가 그냥 안 보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