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던 바나나가 왜 그렇게 헐해졌는지 알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라면 단연 포도와 바나나

포도는 손이 보라색으로 물들고 산성 즙으로 이빨이 시릴만큼 ,
바나나는 속이 더부룩하게 불러 올 때까지 미련스럽게 먹어대던 과일이다.

포도는 차치하고 나 초딩 적에 바나나는 상당히 고급 과일이었다.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한 편의 UCC처럼 재생되는 바나나에 대한 기억이 있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3,4학년 정도. 운동회를 앞두고 어머니가 바나나를 사 주신다고 하신다.

소년은 ‘한강 이남 최고’의 재래시장인 서문시장 청과물 가판에서 바나나 시세를 살핀다.

한 개 500원이다.

아니, 300원인가??  좀 오래된 영상이라 글자가 흐리다…

여튼 15여년 전 500원은 과일 하나 값으로 결코 적은게 아니다.

자꾸 기억의 영상에 잡음이 끼는데 아마 그 때즈음 자장면 가격이 700원이었던것 같다.

다시 한 번 여튼,

그 금쪽같이 생겨서 가격도 금쪽같던 바나나가 어느순간 창고 대방출이라도 하듯 헐해졌다.

‘뉴스메이커’ 기사를 보니 91년 수입 개방 덕분(혹은 때문)이라는군.

80년대엔 정부가 수입한 바나나를 축협에서 할인 판매하자 사람들이 줄을 섰고, 급기야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개수를 제한하는 일까지 벌어졌단다.

지구 온난화를 경고하며 서울 시내에 바나나를 내거는 행사가 있었다.

물론 신토불이 과일이 가장 좋으니 바나나도 우리 나라에서 많이 나면 좋겠지만, 그냥 지금처럼 예전에 비해 저렴한데 감사하며 간간이 기호식품으로 즐길 수 있길~~

1 thought on “금쪽같던 바나나가 왜 그렇게 헐해졌는지 알았다!”

  1.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 라는 개념이 있다.

    음식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재료의 운송거리가 얼마나 되나? 따져보는거지.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바나나는 포도보다 푸드 마일리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먼 거리를 운반하면 그에 따라, 신선도 저하/ 운송시 이산화탄소 배출/ 장기 보존을 위한 첨가제 사용 등등의 부작용이 따라오지.

    실제로 제주도 감귤은 며칠이면 썩는데 미쿡산 오렌지는 몇 주가 지나도 윤기를 잃지않는 놀라운 생명력을 보이지.

    그게 다 먼 길 떠나는 ‘어린쥐’들에게 미리미리 뿌려두는 농약 비슷한 거 때문이라나…

    아, 바나나… 널 조금만 덜 좋아해야겠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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