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준비가 한창이다.
회사마다 이력서 쓰는 항목이 다양한데 그 중엔 부모 최종학력을 쓰는 곳도 있다.
전에는 아버지는 중학교 졸업, 어머니는 고등학교 졸업인 줄 알았거든.
아, 우리 삼남매가 초중고 마칠때까지도 아버지가 고졸인 줄 알았는데
어느날 작은 누나가 어느날 말하더군.
‘너 그거 아니, 아버지가 사실은 중졸인거. 크하하~’
크크~ 아무래도 작은 누나도 이력서 쓰다가 알게 된 게 아닐까?
더 재밌는 건, 오늘 쓰는 이력서엔 최종학교명까지는 쓰는 란이 있어서 어머니한테 출신고교 이름이 뭐냐고 문자를 보냈다.
한참 후 어머니의 전화(요즘 한창 문자쓰시는 재미에 전화는 잘 안 하시는데…)
어머니 said
‘뭐하는데 필요하니? 그거 꼭 써야되니? 음…’
나 answer
‘네, 그냥 이력서에 쓰라 그러니까요’
mom said
‘음… 그럼 근하, 근하…’
I say
‘근화? 아, 근하. 근하 여자 고등학교요?’
mom said
‘아니, 근하여중. 고등학교는 졸업 안 했으니까… 니 아버지것도 알아야 되니? 음, 그럼 죽장중학교라고 해 둬라’
하하~ 이거 어머니도 중졸이셨을 줄이야!!!
이러면 안 된다 싶지만… 시트콤처럼 재밌네
우리 삼남매는 부모님이 중학교를 나왔건 무학이건 관계 없는데, 부모 입장에서는 별로 자랑스럽지 않으셨나 보다.
내 자기소개서 성장과정 부분은,
‘중학교 때 가방은 놓았지만 책은 놓지 않았던 아버지 어쩌시고 저러시고~’ 로 시작되는데 크크~
걱정마셔요. 원래 종이란 것이 대를 이어가며 발전하는 것 아닙니까.
중학교 졸업장(사실 아버지 경우는 그것도 좀 의심되지만)으로 고등학교, 학사, 석사 졸업장 자식들 줄줄이 키워 내셨으니.
아, 물론 석사 졸업장 가진 딸내미는 시대상을 보여주는 고학력 비정규직 처지긴 하지만.
본인은 전혀 슬퍼하거나 게의치 않는다는거~~
아유~~ 이거 원래는 시대가 만든 가슴아픈 가족사 쯤 되는게 정상인데 왜 이리 재밌지?
마치, 어머니 학교 성적표 훔쳐보는 기분이야~
맘, 파파~ 걱정마셔요, 이력서에 중졸을 쓰느냐 고졸을 쓰느냐가 아니라 ‘부/모’ 두 칸을 비우지 않고 채울 수 있다는거 자체로 감사합니다.
아유~ 아유~ 취업해서 가족 회식할 때 충분한 이야기를 나눠야겠군
자, 여러분 부모님의 졸업장은 안녕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