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인가? (교수와 학생의 사귐)

학교 전산실에서 토익 동영상 강의를 듣다 진동벨이 울렸다.

수신자로 뜨는 이름

‘김재홍 교수님’

뜨아!!!

휴대폰 산 지 2년이 넘어가지만 한 번도 뜬 적이 없었던 발신자.

항상 내가 걸기만 하던 일방통행 번호가, 진동벨로 졸음을 깨트렸다.

으아아아~

전화 받으러 황금히 일어서니 마침 운동화끈이 풀려서 철퍽철퍽

전화를 받으니 교수님이 말하신다

어, 박준희군
– 네, 교수님
자네 내가 누군지 아나?
– 네, 김재홍 교수님 아니십니까(교수연구실 번혼데 혹시 그 사이에 주인이 바뀌었나 하고 놀랐음)
아, 그렇네. 자네가 새해에 연하장을 보냈더구만
– 아아아~

그 뒤에는 내 취업, 교수님 정년퇴임 등 짤막한 안부 통화

김재홍 교수님의 “고맙네” 라는 말

상당히 희소한 뭔가를 받아든 느낌이야.

전화를 하고,
편지를 쓰고,
일촌을 맺고,
술잔을 채우는,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고 특별할것도 없이 대학교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사귐

그걸 가능케 하려면

누가 먼저인가?

교수?
학생?

혹은 씁쓸하게도
중재자?

“누가 먼저인가? (교수와 학생의 사귐)”에 대한 1개의 생각

  1. 작년에 박정순 교수님 찾아뵈었을때 이런말을 하셨다.

    ’10년 전에는, 성탄이라고 카드, 연말이라고 카드, 새해라고 연하장 그렇게 학생들이 많이 보냈지’
    ‘몇 년 전부터 졸업식날 연구실에 있어도 찾아와 문 두드리는 졸업생이 아무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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