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두기의 어려움

너와 나의 관계는

곧 너와 나의 거리다.

 

이 거리는 육체적 거리이기도 하고 정신적 거리이기도 하다.

 

각 문화권 마다 타인에게 허용해 주는 사적 거리, 즉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거리가 다르다.

또 개인차도 있다.

 

활발하고 공격적인 사람은 조용하고 조심스런 사람의 사적인 영역에 너무 쉽게, 그리고 빨리 들어서 버린다.

상대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건 침범이다.

 

불가근 불가원

언론학 시간에 기자와 취재원과의 거리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배운다.

 

너무 멀면 얼어 죽고 너무 가까우면 떠 죽는다

형수형의 말.

 

고슴도치끼리 가시에 찔리지 않고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거리

그 거리를 찾는 것이 관계의 정립이다.

가시 하나 돋히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나.

 

다만,

상처주지 않기 위해 너의 거리를 존중해 주는 것.

그리고 나의 가시를 접어 네게 공간을 주는 것.

 

혹은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상대를 나의 거리에 두는 것.

킥을 쓰는 크로캅은 하이킥 거리에, 주먹을 쓰는 제롬르 벤너는 훅 궤도에.

그렇게 상대를 위치시켜려 한다.

 

영화로도 나오고 소설로도 나온 “GO”에 보면 아버지가 주인공에게 이런 말을 한다.

‘주먹을 뻗어서 원을 그려라. 그리고 한 바퀴 돌아봐라. 그게 네가 가진 공간이다. 그 안에만 있으면 다치지 않는다. 거기서 나오는 순간 상대를 때려야 할수도 있고 네가 맞을 수도 있다. 넌 어떻게 할래?’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내 대답은 주인공과 같다.

 

나갈래!

 

상대에게 덜 상처 주고 내 상처는 약이 되면서, 쓰러지지 말고 내 세계를 조금씩 깨 부숴 나가자.

이제 봄이다.


* 이런 소재는 매해 한 편씩 쓰는 듯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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