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읽히지 않는다.

아주 간만에 꽤 여러권의 시집을 샀고, 그 중에는 김수영 전집(전집1이 詩, 2가 산문)도 있다.

 

그런데 전혀 시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전에 시집을 볼 때도 주마간산 눈으로 훑으며 맘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다시 첨부터 보는 식이었지만, 요즘은 너무 눈에 들어오지가 않는다. 내 맘을 멈추는 구절도 없다.

 

시의 문제인가 나의 문제인가, 둘을 고민하다 보니 아무래도 내 문제 같다. 시인들 시야 수십년 전부터 있던 건데. 지금의 내가 변한게 아닐까.

 

유튜브니 인스타니, 짧게 끝나는 각종 커뮤니티 짤방에 너무 익숙해져. 심지어 시 같은 함축적인 글도 쉬이 들어오지 않는게 아닐까.

 

비록 시의 길이는 디시 인사이드 게시글 하나보다 짧을지라도, 그 안에 함축된 정보량은 비교가 안 될 테니. 지금 난 디코딩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게 아닐지.

 

대중은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지니, 향후에는 숏폼 제작에 강한 사람과 그 반대쪽 극단인 아주 긴 롱폼 제작에 강한 사람이 경쟁력을 가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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