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a fan, 팬인가 제자인가

팬과 제자의 개념을 대비한 컨셉이 놀랍다.

신도가 아닌 사람의 눈으로 보기엔, 뒤로 갈수록 부담스럽거나 의아한 내용이지만. 팬과 제자의 대비. 이 개념만은 앞으로 일상에 폭넓게 접목할 수 있을 것.

살사댄스에서 나는 소사의 팬인가 제자인가. 그의 키나 국적이나 대회 경력을 읊는 팬인가. 아니면 그의 춤사위나 춤에 대한 철학을 배우고 따르려는 제자인가. 역도에서도 마찬가지. 코치 님의 팬인가 제자인가. 그의 인스타 팔로워인가, 아니면 그의 역도 방법을 받아들이고 한 걸음씩 수련하나.

나는 각 영역에서, 팬인가 제자인가?

예수님의 제자로 자처하는 사람은 널려 있지만 예수님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나서도 자신 있게 제자라고 말할 사암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제자가 아니라면 뭘까? 그들은 그냥 ‘팬’이다. 팬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사전적 정의는 ‘누군가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들이 제자가 아니라면 뭘까? 그들은 그냥 ‘팬’이다.

팬은 맨몸에 페인트칠을 하고서 축구장에 가는 사람이다. 팬은 관람석에 앉아 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사람이다. 팬은 선수가 사인한 운동 셔츠를 벽에 걸어 두고 자동차 뒤에 갖가지 범퍼스티커를 붙인다. 하지만 정작 경기에는 나서지 않는다. 경기장에서 땀을 뻘뻘 흘 리며 달리거나 공을 차지는 않는다. 선수들에 관해서는 모르는 게 없고 최근 기록을 줄줄이 꿰고 있지만 선수들을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고함을 지르며 응원은 하지만 경기를 위해 희생을 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응원하는 팀이 자꾸만 패하면 그렇게 좋아하던 마음 도 조금씩 식어 가고, 심지어는 다른 팀으로 옮겨 가기도 한다.

연예 뉴스를 빠짐없이 보는 여자는 <피플> 잡지가 발간되는 날 이면 득달같이 달려가 구입한다. 그녀는 최근 할리우드를 떠들썩하 게 만든 여배우의 열렬한 팬이다. 이 여배우의 출연 영화는 물론이 고 출신 학교며 생일이며 전 남자친구의 이름까지 알고 있다. 한마디로, 이 여배우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게 없다. 하지만 정작 개인적으로는 알지는 못한다.

이 여자는 여배우의 열렬한 팬이지만 어디까지나 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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