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30년 전인 1992년 작을 2022년에 한글판으로 번역했는데. 이게 30년 전 책이라는 걸 책 앞부분에 아주 작은 글씨로 써놨다. 월마트의 최신 경영전략을 알아보고 싶어 산 책은 아니긴 한데. 뭔가 속은 기분이네.
월마트 창업자는 92년에 암으로 사망했는데. 지금도 대단한 기업이긴 하지만 아마존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세계최고의 소매업 회사라 할 만했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가장 황금기를 누리다 간 셈. 워낙 ‘고객 제일주의’이자 ‘변화에 능한’ 샘 월튼 특징을 생각해보면 온라인 시장에서도 꽤 잘 대응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우리의 이야기는 미국이 세계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전통적인 이유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핵심은 기업가 정신,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 근면함과 성실함, 분명한 목표 의식, 진취적이고 열정적인 태도다.
또한 주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들어도 크게 개의치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밀어붙이는 태도, 자신만의 철학을 굽히지 않는 꿋꿋함도 빼놓을수 없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전혀 특별해 보이지 않는 평범한 사람이라해도 기회를 주고 잘해 보라고 격려하며 최선을 다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기대 이상의 놀라운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월마트가 바로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일궈 낸 비범한 결과의 대표적인 사례다.
요즘 시대상에 비춰보면 너무 고루한 이야기긴 하지만. 롯데, 삼성, 현대 같은 한국의 재벌 1세대 회장들이 젊은 시절 가졌다는 특성과 완전히 일치하는 덕목이다. 초기 자본주의 인재상은 세계 어디나 동일하게 작동한다.
아메리카 드림처럼, 코리아 드림도 있고. 어디나 자본주의는 꿈을 꾸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게 대부분은 헛된 꿈일지라도.
아내와 나는 1975년 한국과 일본을 여행하면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얻었다. 두 나라에서 관찰한 방식은 이곳에서 하는 사업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문화적으로 다른 점도 많았다. 바닥에 앉는 것이나 장어와 달팽이를 먹는 것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거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었다. 나는 그곳 사람들에게 좋은 동기부여 방법이라면 이곳 미국에서도 분명히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남편을 따라 테니스공 만드는 공장을 견학하러 갔어요. 서울의 동쪽 어딘가였던 것 같아요. 월마트에 테니스공을 납품하는 회사였죠.
예전부터 월마트 문화에 대해 인상 깊었던 그 구호 외치기. W-A-L-M-A-R-T 하나씩 떼서 외치는 그 구호. 그게 한국 테니스공 제작 공장에 와서 힌트를 얻은 거라니. 신선하기도 했고. 75년도 미국인 눈에 한국 공장은 한참이나 미개해 보일 수도 있었을텐데. 한국 사람들 구호 외치는 걸 보고 미국 사회에도 적용시킨다니. 참 신기한 발상이다 싶다. 월튼이 미식축구 같은 단체 운동을 워낙 좋아한 영향인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