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도 관장의 ‘초보자는 쓸데없이 000라는 개념을 알아서 망한다’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근신경계 피로니 근육의 회복시간 같은 것들. 자기 몸은 아직 기초 단계인데, 지식만 과도한 선행학습이 돼 아는게 되려 독이되는 상황.
PTSD라는 단어도, 마치 밈처럼 일상에서 많이 쓰이면서 불필요한 부정적 효과를 낳는게 아닐까. 안티프래질을 다시 처음부터 펼쳐 보다가 아래 구절을 만났다.
언젠가 영국 정부에서 정책 자문가로 일하는 테이비드의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나 자신의 영역 의존성이 갑자기 떠올랐다. 내가 안티프래질에 관해 말을 꺼내자, 그는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post traumatic stress syndrome 의 반대 개념인 외상후 성장 posttaumatic growth 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이는 시련을 겪으면서 더욱 성장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 안티프레질 中
외상을 입은 후 장애가 오는 사례도 있지만, 그 반대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는 거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처럼 시련 극복을 통해 전보다 더 강해지고 나아질 수도 있는 것. 이게 개인에게도 당연히 더 좋을 텐데. 뭔 안 좋은 일만 기억나면 PTSD부터 찾는 거다.
물론 PTSD가 밈으로 쓰일만큼 유행하는 데에는 나름 사회적 이유가 있을터. 이를 오롯이 무시할 수는 없으나. 과유불급. 이제 PTG가 더 유행한다면 개인도 사회도 이롭지 않을까? ‘오히려 좋아’의 소소한 유행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