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을 키워드로 모인 스터디 첫 모임 뒤풀이에서, ‘당신의 덕질은 무엇인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근데 그 자리에서 다른 분들 이야길 들어보니. 남들처럼 깊고 강렬하게 좋아한 대상은 없다는 생각이 드는겨.
굳이 꼽자면 중학교 시절 PC게임에 미친듯 빠지긴 했는데. 그때 당시 내 친구들은 다 그랬던걸 보면 그냥 중학교때 수학 배운다 정도의 너무 뻔한 이야기인 것 같고.
그래서 ‘강렬하게 좋아한 덕질은 없는데, 길게 뭔갈 한게 있다면 개인 홈페이지 운영하기’라고 했다. 얼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처음에는 나모 웹 에디터로 만들었다가, 제로보드, XE, 지금의 워드프레스까지. 여러번 툴이 바뀌면서 최초의 모습은 당연히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나 개인의 관심사나 일상을 담은 홈페이지 자체는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지 않나.
그런데, 오늘 아침에 다시 생각해보니. 내 홈페이지에는 나를 담는 거고. 결국은 내 덕질 대상은 나 아닌가? 나의 최애도 나고??? 결국 나는 나의 최대 최장 사생팬이었다는 결론.
나는 내게로 끝없이 천착하네. 깊이로도 길이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