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자리에 들기 전 갑자기 생각 나 정리해 둔다.
집을 살 때 스스로에게 가장 먼저 던져야하는 질문, 나는 집을 어떤 목적으로 사는가?
유형 1. 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 투자 수익 극대화.
유형 2. 실제 거주하며 주거안정을 확보하고. 거주 + 인플레 헷지
유형 3. 내가 원하는 주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내 갈길 간다
이 셋이 어느정도는 중첩되겠지만, 내가 어디 해당하는지 명확히 해야 죽이건 밥이건 지을 수 있다.
집을 사는 목적에 따라 호갱노노 필터와 자금 조달법이 모두 달라질 수 밖에 없으니. 부동산 구매, 공부는 이 질문에서 시작하더라.
유형 1. 집을 사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일단 내가 거기서 실거주할 생각을 버려야한다.
이 유형은 사회가 ‘무주택자’에게 주는 정책적 편익을 지렛대 삼아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관건이다.
내가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집을 산 후, 나는 최대한 싼 집에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이 유형에는 임차인보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사는 임대인이 많을 수 밖에 없고. 투자수익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래야만 한다.
‘실거주는 부자나 하는것’이란 부동산 투자 카페에서 들은 말이 처음엔 이상했는데. 역시 업계 격언에는 나름의 진리가 숨어있다.
유형 2는 아마 부동산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은 대다수 사람이 심정적으로 가장 많이 동조하는 타입이겠지.
집값이나 주인 변동과 관계없이 맘 편히 내 주거공간을 누리고 싶은 맘과 함께. 투자로 떼돈은 못 벌어도 집값 폭등에서 소외돼 나만 벼락거지 되는 건 면하자는 맘.
여기서 내가 살 수 있는 곳 중 가장 비싼 곳으로 가서 살자는 ‘똘똘한 한 채’가 국민공식으로 강화된 것.
유형 3은 딱히 할 말이 없다.
부동산 투자 카페에서는 영영 땅값이 오르지 않을 곳을 선뜻 고르는 이 유형을 ‘세상물정 모르는 족속’으로까지 폄하하기도 하는데. 세상엔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으니 투자자의 외눈박이 눈으로 이 유형의 선택을 폄훼해선 안 되겠지. 그런 식이면 유형 3의 눈에 유형 1은 투기꾼으로 비춰질 것.
오히려 자기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갈지 명확히 아는 사람들이니 부럽다. 다만, 자기가 원하는게 명확하지 않은데 3번의 길을 가면 좀 괴롭다.
원래 비주류의 길은 좀 더 외롭고 고달플 수 있는 것. 그래서 자기 선택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몇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