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 노 모어

1.

내가 설혹 별로라 해도, 나름의 인기가 있는 콘텐츠는 다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내가 해당 콘텐츠의 주력 타겟이 아닐 뿐.

슬립 노 모어도 마찬가지. 전에 독서모임장 분이 꼭 가봐야 한다고 몇번이나 말하던 이머시브 연극이라. 기회를 만들어 한번은 봐야지 싶었다.

결론적으로 24만원 주고 또 보고 싶은 건 아닌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금액치고는 또 그렇게 비싸지 않은 듯.

2.

건물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쓰는 연극 특성상, 최대한 장기 공연을 해야 수익률이 높아지겠다 싶음. 모든 연극이 고정비를 생각하면 당연한 거긴 한데. 여긴 최초 무대 세팅하는 고정비가 극도로 많이 들어가니.

원래 작년 말인가 올해 초가 마지막인데. 반응이 좋았는지 공연을 연장하더라고.

이거 죄다 철거하고 설치하는 비용 생각하면… 이미 연장한 것 만으로 수익성 입증은 물론이고. 설비 투자비는 죄다 회수돼 마진이 엄청 높지 않을까?

3.

성인 연극 특성인지 노출이나 과격한 아크로바틱 장면이 많은데. 의도적이건 아니건 부주의한 관객이 등장하면 큰 사고날텐데. 3시간 동안 그런 낌새의 관객은 한 명도 못 봤다.

오히려 배우 동선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거의 코앞까지 따라가 함께 이동하는 관객이 꽤 많은데. 아마 다회차 관람객이겠지.

애초에 티켓값 20만원에서 어떤 형태로건 이상한 짓을 할 사람은 걸러질 것. 자본주의 필터다. 30만원 내고 독서모임 하는 트레바리랑 같은 필터.

4.

배우들은, 정극을 하는 배우인지 무용수인지 모르겠는데. 몸 쓰는 걸 보면 무용수에 가깝다. 대사 없이 몸으로 연기를 한달까.

몸을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이 하면 너무 어색할 상황을 무용수다운 몸짓으로 해낸다. 춤추는 사람은 이들 몸쓰는 거 3시간만 봐도 좋은 교보재가 되지 않을까.

5.

실은 사이키델리 스테이지에 죽치고 공연 3번만 봐도 20만원 본전 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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