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의 시간을 할애해 드리죠’

이런저런 일들로 눈이랑 코만 겨우 뜰새있는 요즘

저녁 약속까지 마치고 내일 교수님 연구실 방문할 때 들고갈 선물을 사려고 홈플러스에 갔다

마땅한게 없어 양과자 진열대에서 기웃기웃 대고 있는데 어느 쬐그만 여대생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말을 걸어왔다

‘저, 저기요, 혹시 대학생이세요?’

‘아, 네’

‘저기, 혹시 평소에 다른 사람들 눈에 잘 띤다는 이야기 안 들으세요? 보니까 되게 눈에 띠더라고요‘

‘(흐흠… 머리 때문이겠지)’

‘제가 사람 공부를 좀 했는데 그래서 사람을 보고 느낀 것이 있어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거든요, 제가 보니까 그쪽 분한테 기가 있는데 그걸 그쪽분이 잘 모르시는것 같거든요’

‘아, 네! 그럼 2분 할애해 드리겠습니다.’

‘네?’

‘사람 공부하셨다고 그랬죠? 저도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언론학도거든요. 사람공부 했다는 사람이 2분내에 상대 마음을 못 끌어들인다면 공부 다시 해야죠. 제 시간 2분 할애해 드리겠습니다’

‘네, 아니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 …. ㅡ..ㅡ …’

‘지금도 시간은 가고 있어요 30초 지났습니다‘

‘아니, 저는 그쪽 분한테 좋은 말씀 해 드리려고 그런거거든요, 근데 그렇게 나오시니까 막상 말 하기가…’

‘1분 남았네요’

‘아아~~ …  아니 저도 귀한 시간 할애해서 그쪽분한테 도움을 주려고 했는데 이런식으로 나오시니 이야기를 못하겠네요’

‘그럼 이야기 끝나신건가요? 2분을 할애해 드렸는데, 아마 사람 공부를 더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요렇게 대화는 끝이났고, 난 결국 맘에 드는 과자를 사지 못하고 홈플러스를 나왔다.

도를 믿느냐도 좋고, 예수천국 불신지옥도 좋다

짧은 치마에 글래머 아가씨였다면 2분이 아니라 밤을 세워 이틀을 할애 했을텐데……

도대체 이 집단들은 마케팅 최전선에 있는 애들 물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건 2초(블링크) 라는데 2분이면 충분하지, 2초만에 내 주의를 끌지 못했으면서 2분의 시간 동안에도 만회하지 못하다니!

공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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