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컴퓨터 업글하면서 조탁의 750TI 2기가를 장착. 디아블로 세계 악마들을 숱하게 후두려까곤 했다.
플래그십, 하이앤드, 메인스트림 같은 그래픽카드 모델명 규칙도 전혀 모르던 시절이었는데,(그리고, 그때가 차라리 좋았을지도..) 최근 몇 달 사이 뭔 놈의 신제품이 장군 멍군하며 나와대니, 나의 가당찮은 얼리어답터(가 되고 싶은) 기질이 발동했다.
최근 몇 달간 많은 게이머들이 그러했듯, 1080, 1070, 480, 1060 등의 숫자를 검색창에 숱하게 넣어댔었다. 그리고, ‘더 이상 고민하다간 고민하는 인건비도 안 나오겠다’는, 나의 지름 갈등을 종결하는 로직이 발동되어, 하나 질렀다.
이에, 그래픽카드를 업글하려는 이들을 위해 참고 삼아 몇 가지 사항을 끄적여 둔다.
1. 750TI에서 1070으로 업그레이드시 체감
– ‘gta5를 좀 더 높은 옵션으로 돌리고 싶다는 욕망’이 업그레이드의 가장 큰 계기였는데, 게임 상에서 경치 좋은 산 위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면 호연지기가 절로 키워짐을 느낀다. 그게 과연 60만원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 눈이 있는 이상, 체감 못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천지개벽이나 심봉사 눈뜨는 수준은 아님.
2. 각종 추가 비용
– 750TI는 전성비가 뛰어난 제품이라, 미니타워케이스에 350와트 파워서플라이로 충분했으나
– 1070의 길이와 먹성을 일찍이 검색질로 접해왔던바, 500와트짜리 서플라이도 새로 샀다.
– 사용하던 케이스는, 제품 분류는 미니인데 그 구성은 사실상 atx 일반 케이스에 가까운 잘만 z1인지라 믿어봤다. 결론은…조립이 몹시 빡새긴하나 가능은 하다. 메인보드 볼트를 다 풀고 케이스 안에서 요리조리 밀어서 카드부터 꼽았다가 다시 조립.
– 그래픽카드가 8기가인데, 시스템 램이 8기가라는 건 뭔가 언밸런스하고 자존심 상해서… 그냥 램도 8기가 추가함. 감성 속도 up
3. 그래픽카드 소음
– 컴퓨터 소음에 민감해서, 평소에도 설혹 성능이 낮더라도 무조건 ‘저소음’, ‘무소음’ 딱지가 붙은 부품을 산다.
– 그래서 잘만 파워 서플라이에 잘만 쿨러를 쓰는데, 잘만의 모회사(였던?) 모뉴엘 이새키들… 여튼 내가 계속 구매해 줄 테니 나 호구 만들지 말길(감성 응원함)
– MSI 트윈프로저 역시 ‘저소음’ 딱지 하나보고 구매함. 어차피 비레퍼 카드들 사이 성능은 고만고만 할테니… 레퍼/비레퍼/극오버 등등 간에 5% 뛰어나니 낮니 하는 건 내 입장에선 거의 무의미
4. 소감
– 하고 싶은 게임이 있는데, 750에서 안 돌아간다! 이런 상황이 아닌 이상 딱히 권할 이유는 없다.(근데, 그런 게임이 거의 없지 않나?)
– 그럼에도 불구하고 60만원짜리 1070을 산 이유는, 그냥 사고 싶어서… 엔비디아 익스피리언스에 뜨는 ‘권장사양’ 세팅이 이전과 달라지는 것을 보며 묘한 쾌감을 느낀다. ‘울트라’ 매우높음’ ‘x16 ‘ 등의 옵션값에 쾌감을 느끼다니…
– 신제품 나오며 살까말까 고민하며 소모하던 시간을, 그냥 지름으로서 세이브한게 내 구매의 본질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