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산너미 목장_위로 올라갈수록 더 좋을까(캠핑장 리뷰 No.8)

개요

일정: 2025년 5월 29일(목)~30일(토), 1박 2일. 올해 첫 캠핑 개시

날씨: 최고기온 28도, 오후 3시부터 뜬금없는 산 속 폭우 후 5시 경 차차 그쳐서 저녁은 느무 추움

가격: 솔로캠핑 4만원(특이하게 솔캠 상품이 있음) + 장작 10킬로 1만 2천원

기타: 대부분 파쇄석, 전기 배전판이 군데 군데 있어 릴선으로 끌어와야 함, 전자레인지 비치

산너미 목장 명당은?

여기처럼 명당 정하기 어려운 곳이 없다. 일단 사이트 맵이 없다. 진짜로!

그냥 거대한 흑염소 목장인데, 그 안에 적당한 곳을 하나씩 사이트화하는 듯. 심지어 지금도 사이트를 만들어 나가는 중이라는게 사장님 이야기.

위로 올라갈수록 경치 좋은 건 맞다. 대신 화장실, 분리수거장, 배전판 같은 편의시설이랑 멀어지는게 단점.

뷰를 원하면 최상단 사이트에 올라가면 된다. 거기서 보이는 뷰가 이렇다.

문제는, 차량이 세단이라면 그보다 한 단 낮은 곳까지만 올라가는게 나을 듯. 최상단 사이트 올라가는 길이 험해 바닥이 낮으면 하부가 무조건 걸릴거라.

길이 이렇다. 사진으로는 표현이 좀 덜되는데, 세단 하부를 다 긁어먹지 않으려면 굳이 여기까지 올라올 필요 없을 듯.

나의 선택은 화장실 바로 옆 사이트. 원래 마이너한 선택에는 그 나름의 편익이 있는 법인데. 화장실이랑 분리수거장, 주방이 가까운게 좋긴하다.

근데 한밤에 사람들 화장실 가는 소리가 다 들려 여기는 명당이라 하기엔 무리. 다음에 가면 화장실 근처라도 한 블럭 정도 더 떨어진 사이트를 잡을 것.

꼭 최상단 사이트 아니더라도, 앞에 소나무가 가리지 않는 뻥뷰 사이트면 이런 경치가 나온다.

전자레인지까지 있는 나름 정갈한 수준의 부엌.

즐길 거리

지역 특산물을 넣어 만든 수제 햄버거 집이 목장 내에 있긴한데. 운영시간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극히 선진국형 운영시간이라 캠핑 즐기다 보면 이 시간대에 오기가 좀 애매해 정작 먹어보진 못했다.

목장 뒤편으로 육십마지기라는 트레킹할만한 코스가 있다. 평창의 명물 육백마지기에서 힌트를 얻은 작명 같은데, 둘레길이라기 보단 산행에 가까운 길.

열심히 걸으면 한시간도 채 안 되는 짧은 거리라 가족끼리 즐기기에도 좋을 듯. 평창답게 고사리 군락 등 식물군이 꽤나 원시림 느낌을 내 준다.

사진으로는 육십마지기가 아니라 한 마지기도 안 되는 것 같긴 한데. 여튼 육백마지기랑은 다른 느낌으로 시원하다.

산장 입구에 꽤 큰 토끼 우리가 있는데. 여기 토끼들은 굴이 커서 그런지 털 상태도 양호하고 사람도 잘 따르고, 심지어 손을 내미니 혀로 핥아도 주더라.

사진은 갑자기 내린 폭우를 피하는 토끼 새끼.

어찌된 영문인지. 우리를 탈출한 토끼가 있더라. 굴을 너무 열심히 판 나머지 우리 밑으로 통과해 버렸나 봄.

바깥의 자유도 좋지만, 결국 동족 무리에 섞이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산너미 목장의 최대 콘텐츠는, 이 캠핑장 이름이 목장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흑염소 아닐까.

흑염소가 무리지어 풀 뜯으며 이동하는 걸 보는 것 만으로도 콘텐츠다. 텐트를 습격하면 어떡하나 염려할 수 있는데. 내가 좀 다가가보려 하니까 일정 거리 유지하며 물러나는 걸로 봐서 그럴리 없는 애들이다. 애초에 그런 애들이면 사장님이 캠핑 사업 문 닫았겠지.

올해 첫 캠핑 개시라, 타프 치는 감을 다 잊어버림. 다시 21분 걸렸다. 항상 늦어도 15분 이내로 끊을 수 있어야 혼자서도 불편하지 않을 듯.

총평

600마지기를 바라보는 뻥뷰가 강점. 편의시설도 양호한 편.(600마지기까지 차로 30분 소요)

흑염소 좋아하면 굿굿. 토끼도 덤.

사이트 미니맵 없이 알아서 자리 찾는 혼선은 감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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