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은도, 암태도

새벽 6시 50분 집결, 12월 아침 해가 땅에 닿지도 않을 시점이다. 주말을 이때 시작하면 한나절 이상 더 사는 건데. 매주 이렇게 지낼 수 있을런지.

목포 시가지에 있는 백성식당, 1만원 정식에 두루두루 나온다. 새우젓갈, 양념게장, 민어구이? 남도 음식은 이제 정체되어 완도한테 안 된다는 게 섬 연구소 소장 님의 생각인데. 지역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런지. 결국 변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건 지역 식문화도 마찬가진가 보다.

목포 건어물 거리에 있는 고양이 골목인데, 고양이도 영업 시간이 따로 있는건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동네의 천덕 꾸러기 취급이 일반적인 민심이었을텐데. 이제 고양이 애호가들이 생기고 고양이 자체가 관광 아이템으로 호감이다 보니. 지역에서도 꽤나 준수한 대접을 받는가 싶다.

아직 공사중인 신안 자연휴양림, 작은 연못으로 만들려나 본데. 나중에 완공되면 이렇게 반쯤 바닥 드러난 모습을 못 보겠지 싶어서. 한번 찍어둔다.

해운대는 모래사장이 자꾸 유실돼 외부에서 흙을 퍼다 나른다는데, 신안은 바람이 싣고 온 모래를 막느라 여기저기 대나무 발 같은 걸 쳐 놨더라. 자연이 허락해주는 곳에서만 해수욕장을 즐길 수 있는건지.

해넘이 길 자전거길. MTB 동호인에겐 좋겠다만. 경사와 포장상태를 생각하면 일반인이 쉬엄쉬엄 타기에는 어려운 코스다. 이명박 이후로 자전거가 전 국토를 잇는 하나의 관광아이템이 된 건 확실하구나 싶다.

자은도 특산물 대파. 곳곳이 마치 보성 녹차밭처럼 녹색 대오가 펼쳐져있다. 땅이 모래라 한 겨울에도 뿌리째 수확이 가능한게 장점. 그래서 겨울이 찰수록 자은도 농민들은 좋아한다고. 다른 땅에서는 얼어서 대파 수확이 안 되는데, 자은도는 가능해 비싼 값에 팔 수 있단다.

다리이름이 ‘무한의 다리’라, 무한대 기호처럼 연결되어 있나 했는데. 그건 전혀 아니고, 섬과 섬이 무한으로 이어져있는 그런 걸 형상화했단다. 결국 스토리텔링이다. 공허하다는 게 아니고. 관광을 와서 관광객이 즐길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유의미한 스토리고 콘텐츠인 것.

저녁 먹으러 들른 자은도 어느 횟집 앞 방파제. 만조라 물이 방파제 바로 아래까지 넘실거리고. 쨍한 조명 아래서 민어가 말라가고 있다. 말라가는건지 얼어가는건지. 아마 둘 다겠지만.

생긴지 얼마안 된 라마다호텔 & 리조트. 다리가 개통되고 이제 전처럼 성의 정취는 사라지겠지만. 이런 적절한 가격의 편안한 숙박시설이 생기는 것도 반겨도 좋지 않을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선택지가 생긴다는 관점에서.

이제 너무 당연해진, 시골의 아시아마트. 한겨울이라 그런가, 외국인 노동자 모습을 별로 못 봤다. 아니, 날이 차서 그런가 한국인 지역민 모습도 잘 못 봤네. 아시아마트 뒤편에 있는 하이트는 과연 맥주 브랜드 하이트와 어떤 관계일까. 브랜드 로열티를 서로 주고 받는 관계…는 전혀 아니겠지.

12월 노지에서 자라는 상추. 이게 원래 가능한 일인가 싶은데. 날이 비교적 덜 찬 신안에, 모래땅이라 뽑기 수월해 가능한걸까.

자은도의 명물 담벼락, 대충 찍었는데 그럴싸하게 나왔다. 그러니 명물인가. 집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 벽화인데. 처음엔 할머니 그림만 그렸다가, 반응이 좋으니 첨엔 고사했던 할아버지가 다시 전화해 그려달라 했다고. 두 어르신 머리는 동백나무인데, 뒤늦게 그린 할아버지 머리를 채울 마땅한 동백나무가 없어 제주도까지 수소문해 700만원 주고 사서 심었다고 한다. 뭐든 스토리텔링이다.

천사대교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선착장이었던 곳, 이제 휴게소로 변했다. 지금도 바지선 띄워 배가 오가긴 하는데. 거의 유람선 용도가 된 듯 하다. 길이 어디로 나느냐에 따라 사람과 물동량의 흐름이 변하고, 장사의 목이 바뀐다. 참으로 유통이란게 묘하다.

12월에도 싱싱하게 자라는 노지 시금치. 그렇게 맛있다고 하는데, 내 눈에야 뭐 식당 접시에 올라오기 전까지는 풀은 다 풀로 보일 뿐.

익금리 우실, 섬에 가면 바닷가 바람을 막는 돌담을 꼭 보게 된다. 일차적으로는 바닷바람, 그리고 바닷바람에 섞여 오는 모래를 막아 농작물과 가옥을 보호하고, 이차적으로는 성벽같은 효과로 적의 침입을 방지한단다. 그 외에, 마을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경계의 의미도 있겠고. 도시에는 우실처럼 마을과 마을의 경계가 있나? 행정구역의 경계만 있을 뿐. 그걸 인식하고 지내지는 않네.

장소: 오도선착장 ·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면 신석리
장소: 라마다프라자호텔&씨원리조트 자은도 ·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면 자은서부1길 163-101
장소: 신안자연휴양림 · 전라남도 신안군 자은면 자은서부2길 508-77 신안자연휴양림
장소: 익금리회관 ·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면 익금길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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