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밀려오는 그리움

=  사랑하는 이에게  =

-김현주 낭송

집으로 오르는 계단을 하나 둘 밟는데

문득 당신이 보고 싶어 집니다

아니 문득은 아니예요

어느때고 당신을 생각하지 않은 순간은 없었으니까요

언제나 당신이 보고 싶으니까요

오늘은 유난히 당신이 그립습니다

이 계단을 다 올라가면

당신이 기다리고 있을것만 같았어요

얼른 뛰어 올라갔죠

빈 하늘만 있네요

당신 너무 멀리 있어요

왜 당신만 생각하면 눈 앞에 물결이 일렁이는 지요

두눈에 마음의 물이 고여서 세상이 찰랑거려요

그래서 얼른 다시 빈 하늘을 올려다 보니

당신은 거기 난 여기 이렇게 떨어져 있네요

나 당신을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어요

햇살 가득한 눈부신 날에도

검은 구름 가득한 비 오는 날에도

사람들 속에 섞여서 웃고 있을 때에도

당신은 늘 그 안에 있었어요

차를 타면 당신은 내 옆자리에 앉아 있었구요

신호를 기다리면 당신은 건너편 저쪽에서

어서 오라고 나에게 손짓을 했구요

계절이 바뀌면 당신의 표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나 알고 있어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당신은 내 마음 속에서 지울 수 없으니까요

당신 알고 있나요

당신의 사소한 습관 하나에도

당신이 내게 남겨준 작은 기억 하나에도

내가 얼마나 큰 의미를 두고 있는지

당신은 내 안에 집을 짓고 살아요

난 기꺼이 당신에게 내 마음을 내드렸구요

보고 싶은 사람

지금 이 순간 당신을 단 한번 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오늘도 나는

당신이 이토록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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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두 연과 마지막 두 연이 시를 첨부터 끝까지 듣게 만든다.

‘집으로 오르는 계단을 하나 둘 밟는데
문득 당신이 보고 싶어 집니다 ‘

일상에서 밀려드는 그리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면서  마음의 무장이 해제된 상태에서 밀려드는 그리움… 어떤걸까…

‘오늘도 나는
당신이 이토록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세상의 바다가 전부 메워질만큼 보고싶고 세상의 산들이 모두 평야가 될만큼 그립습니다…   이런 표현도 나쁘진 않겠지만

진솔하고 담백한 저 마지막 두 연이 ‘화룡점정(畵龍點睛)’ , 마지막으로 용의 눈을 그려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 처럼 시 마지막에 그리움을 더욱 애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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