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밥 한 그릇이면 족하지 않은가, 땅에 납작 엎드려 사는 비주류 이야기

거친 밥 한 그릇이면 족하지 않은가책 제목 : 거친 밥 한 그릇이면 족하지 않은가
저자 : 이승환
정가 : 12000원 (할인가 : 5880원)
출판사 : 이가서
출간일 : 2009. 11. 25

주류와 비주류는 늘 상대적이다.

도시는 주류고 농촌은 비주류다

농약 농업은 주류고 유기농은 비주류다

언론은 주류 글쟁이고 시인은 비주류 글쟁이다.

이 책은 비주류 of the 비주류를 찾아 다니며 인터뷰한 내용을 엮어 만들었다.

따스한 밥 물리치고, 자기 뜻하는 바 대로 살아 온 이들의 거친 밥 한 그릇 이야기.

기사는 죽지 않으면 현역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성적이 좋지 않으면 뒤로 물러날 뿐 바둑계를 떠날 수는 없다. 그리고 요즘같이 훌룡한 신예 기사가 많은 판에 왜 뒷전으로 물려나는가. 진정한 고수들과 부딪치며 살아남는 게 불사조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데…

– 60쪽, 조훈현

실컷 비주류 이야기 해 놓고는 바둑계의 주류 of the 주류인 조훈현씨 이야기로 독후감을 시작한다.

그런데, 말머리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주류와 비주류는 상대적.

조훈현씨가 자식 같이 키워낸 이창호에게 한 걸음씩 밀릴 때, 세상의 시선으로 봤다면 얼마나 비참한 비주류였을까.

멋진 비주류는 세상의 구분짓기에 초연하며 자기 길을 간다.

사람은 죽지 않으면 학생이다. 나이가 듦에 따라 속도가 좀 더뎌질뿐 배움을 떠날 수는 없다. 요즘 같이 훌룡한 배울거리가 많은 판에 왜 책상 뒷전으로 물러나는가. 새로운 배울거리들과 부딪치며 어제의 나를 부숴 나가는 것이 즐거움인데

– 조훈현씨 말에 감명 받아 즉석에서 변용해 보았다.

어느 날 아침, 국물을 떠먹는 숟가락에 뭔가가 툭 떨어졌다. 글쓰기의 고통을 참지 못해 빠진 이였다.

– 72쪽, 이외수

그의 글을 좋아하지는 않으나, 이런 태도로 쓴 글이라면 존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하루 세 시간 자고 열입곱 시간 소설에 매달린다니…

당치도 않은 글인데 뭐 하러 책은 내자고 하는지…… 이제는 절대 책 안 내요. 재미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 처량하게 글을 쓰고 앉아 있어. 진짜배기는 많은 사람이 아는 게 아니라 너하고 나하고만 아는 거야.

– 168쪽, 전우익

진짜배기는 너하고 나하고만 아는 거 = 연애질 = 너랑 나랑만 재밌는 거 = 나는 결핍 = 으헝헝헝 ㅠ.ㅠ

이렇게 독후감은 울음바다에 종이배가 되어 두둥실 떠내려 갑니다.

“거친 밥 한 그릇이면 족하지 않은가, 땅에 납작 엎드려 사는 비주류 이야기”에 대한 1개의 생각

  1. 주류의 선봉에는 주류가 체질에 맞는 사람이 서는데, 비주류에는 아예 선봉이 없다.
    세간 눈치 안 보고 자기 갈 길 가는 용기 있는 자가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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