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혹은 늦어도 한해가 다르게 변하는 금융/경제판에서 이미 7년이 지난 2010년도 발간 서적. 그래도 당시 예금 금리가 3~4퍼센트 씩이나 됐구나 싶은거 말곤 어색한 내용이 없었다. 신용카드를 대신할 금융 상품을 설명하는 책자가 아닌, 개인의 소비 생활에 대한 철학을 제시하는 책이라 생명력이 오래 가는 듯.
돈 문제는 심리에 의해 결정된다.
흔히들 돈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논리적으로 접근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심리적 요인에 의해 결정한다. 마이너스 통장이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든 통장 잔액 안에서 돈을 쓸 수밖에 없었다.
네겐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문구. 정말 이성적 소비를 하는 합리적 인간이라면 신용카드를 쓰는 게 현금만 사용하는 것보다 이득이다. 신용카드가 주는 무이자할부, 멤버십혜택, 휴대 및 사용의 편의 등을 돈으로 환산하면 현금만 쓰는 방식보다(그리고 체크카드 보다) 이득이다.
문제는, 대게의 (나를 포함한)인간들이 합리적 선택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
‘신용카드가 주는 각종 편익 < 신용카드로 인한 불필요한 소비’ 이렇게 된다.
너만 빼고 모두 부자가 될 거야. 그것도 아주 쉽게.
부동산이나 주식 급등 시기가 오면 너도나도 투자인지 투기인지에 뛰어드는 게 이런 심리 때문. 새가 빠지게 일해봤자 다른 누군가는(그 누군가가 가까운 친구나 동료일 경우 더욱 효과가 크다) 계약서 몇 번 끄적이고, 주식 매매 클릭질 몇번으로 내 월급보다 많이 벌게 되고 내가 먹을 건 없어질 거란 불안감. 실질적으로 내 월급이 깎이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뒤쳐질 것이라는 상대적 박탈감.
국가는 이래서 불로소득에 많은 세금을 물려, 일개미들의 일에 대한 화이팅(근로의욕)을 살려야 하는 것.
기타, 눈여겨 본 대목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당신에게 행복을 사줄 수 없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불행을 사줄 수는 있다. 이를 ‘신용카드의 복수’라고 한다.
옮겨 적다가 정확히 어떤 맥락인지 까먹음…
행동경제학에서는 자산 가치가 상승해도 팔지 못하는 경향을 ‘보유효과’라고 설명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보유효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더 오를 것이란 생각과 팔면 손해라는 생각. 그리고 굉장한 자산가가 된 듯한 착각 들이 복잡하게 뒤엉켜 수익이 나도 팔지 않는 오류의 법칙에 갇힌다.
같은 취미를 가진 동호회에서 만나는 경우 배움이란 공통분모가 형성되어 친밀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 역할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과 공감으로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므로 서로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는 측면이 강하다. 갈등보다는 만족도가 높은 것이다.
20~30대 직장인들이 주로 모이는 동호회에서 커플이 많이 생기는 논리적 근거. 직장인 동호회 신입 모집 논리로 활용하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