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었다.
풍림 1차 부도 소식을
2009년 말 풍림 면접 최종 면접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
당시에도 워크아웃 상태였으나 부도 이야기가 오갈 정도는 아니었다.(적어도 내 눈엔)
당시 풍림의 입장은 이랬다.
‘회사의 핵심 역량은 충분하나 아파트 사업의 침체로 인해 자금 유동성 경색’
나 역시 면접에서 ‘풍림의 어려움은 일시적이며 그간의 저력으로 잘 이겨낼 거라는 전망’을 피력했다.
최종 면접은 임원진들과의 코드를 맞추는 자리이기 때문에 별다른 기술적 질문이 없었다.
아마 임원들이 보기에 나의 지극히 정제된, 혹은 준비된 소개말이 마음에 안 들지 않았나 추측만 할 뿐.
나름 면접을 준비하며 애착을 가졌던 회사의 1차 부도 소식을 들으며 더 이전 생각을 떠올린다.
2009년 포스코건설 인턴하며 했던 생각.
부동산 버블은 이미 한계다, 그 중에서도 주택 버블은 종말을 기다리고 있다.
아파트로 재미본 건설사들은 그 아파트로 줄도산 하는 일만 남았을 것.
도급순위 10위, 아니 5위 안에 있는 애들만 살아남고 다른 수천에서 수만에 이르는 건설사들은 대거 정리되지 않을까란 생각.
이제 그 취업 준비생의 예견이 실현되는 게 아닐까 한다.
어쩌면 실현되는게 너무 늦었는지도 모른다.
풍림산업 최종 불합격 소식을 듣고 형수 형은 말했다.
‘워크아웃 당한 기업, 기울어 가는 배에 굳이 승선할 필요 없다’는 요지의 말을.
내겐 하나의 상징인 기업이지만, 이제는 건설시장 전체가 건강한 구조조정을 이루기를
(말은 이렇게 하지만, 도대체가 숱한 건설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될 상황과 건강이 어울리기나 하는 것인가)
인턴으로 몸담았던 포스코건설도 파이시티 사건에 연루되어 입에 오르내린다.
사무실 곳곳에 도덕성을 강조하는 스티커가 그렇게도 많이 나 붙었으나,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라는 푯말 앞에 쓰레기가 가장 많이 쌓여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지……
* 덧붙임
몇년 만에 취뽀 카페에 가 봤더니 풍림산업 월급을 석 달이나 못 줬다는데,
카더라 통신이기에 진위를 알 수 없으나 힘든 분위기인 듯.
정말 여기에 몸을 담았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생활일까?
한 개인의 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조직의 기운, 가세라는 게 있겠지…
글 쓴지 3일 만에 최종부도처리, 주식은 상장폐지.
한때 내가 자료를 뒤지며 면접 준비하던 회사가 422억 6600만 원을 막지 못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
한 개인의 물장구와는 다른 거대한 파도가 존재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