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없음_넷플릭스

감상

넷플릭스는 단순히 돈을 잘 버는 기업이 아니라, 잘 나가는 기업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이 책 초판이 나온 2020년만 하더라도 실적과 주가 모두 승승장구였는데. 둘 다 크게 꺾인 지금 사내 분위기는 어떨까. 대개 기업이 잘 나갈때 ‘성공의 이유’ 같은 자화자찬 섞인 책을 내는데. 실패에 대한 담대한 기록이 담긴 ‘규칙없음2’가 나오면 스타트업과 기업인들에게 더 좋은 참고서가 되지 않을까. 특히, 중간 광고 상품 출시를 결정하기까지 내부 토의 과정이 궁금하네.

밑줄 친 문장

“우리가 넷플릭스를 인수한다면 얼마를 드려야 합니까?” 5,000만 달러라고 답하자, 그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500억, 지금 보면 턱도 없이 싼 금액이지만. 어차피 역사에 가정은 의미 없다. 블록버스터가 인수했다면 500억 아니라 5억 가치도 안 되는 기업이 되었을지도.

우리에게는 블록버스터에는 없는 것이 한 가지 있었다. 절차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능률보다 혁신을 강조하며, 통제를 최대한 자제하는 문화였다. 인재밀도를 기반으로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직원들을 이끄는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문화 덕분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같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었다.

라이센스나 기술은 사면 되는데, 유독 문화는 수혈이 안 된다. 수혈해도 이상반응을 일으키기 일쑤다. 어쩌면 이 모호한 문화라는 놈이 현대사회, 그리고 근 미래사회 기업에겐 아주 강력한 해자가 아닐까.

글래스도어가 2017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들은 주어진 휴가 중 54%만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대략 10~20년 전 한국 기업은 이보다 훨씬 휴가 사용 일수가 낮았겠지만. 현재 미국의 휴가 사용률이 저정도인 건 의외네. 자본주의 경쟁이 극심한 나라의 업무형태는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나. 것도 일종의 글로벌 스탠다드일지도.

하이어드가 2018년에 실시한 조사에서, 기술직 근로자들은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위로 넷플릭스를 지목했다. 이는 구글 테슬라 애플 등을 제친 성적이다.

화무십일홍. 열흘 붉은 꽃은 없다. 지금은 아마 달라졌겠지. 다만, 한때라도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 1위를 차지한 직장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에서 펼쳐보는 책이 아닐지.

  1.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으로 전환
  2. 외주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론칭 전환
  3. 직접 제작사 설립하여 TV프로그램과 영화 제작

넷플릭스의 큰 세 가지 전환. 유연하지 못한 기업은 하나도 못 이룰 결정.(블록버스터 봐봐)

재능이 뛰어난 베스트 플레이어들이 생각하는 좋은 직장의 조건은 호화스러운 사무실이나 멋진 체육관, 혹은 공짜 스시 같은 게 아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재능 있고 협동심이 강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즐거움이다.

맞는 말인데. 이게 사회 초년생이 회사를 고르는 일반적 잣대는 아니다. 자기 분야에서 어느정도 경력을 갖춘 프로가 혹할 내용이지. 넷플릭스에는 신입사원이 없는걸까. 아니면 경력직 같은 신입이 들어가야 하는 걸까.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 인간의 두뇌는 신체적인 위협을 받을 때와 마찬가지로 싸우거나 달아나는 반응을 보이는데, 혈류로 호르몬이 분비되고 대응 시간이 빨라지며 감정이 격해진다.

설혹 정당한 비판이라도(혹은 맞는 말이라면 더욱 더),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인내심 강한 사람도, 비판을 직면하면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다.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으나, 주먹이 날아와도 눈을 부릅뜨고 피하지 않는 복서처럼 본능을 거스르는 연습이 필요하달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는 그 사람 면전에서 할 수 있는 말만 하라.

모든 사람이 듣고 있는 가운데 고쳐야 할 부분을 지적받으면 당황스럽고 또 불편하다. 그러나 결국 그런 지적이 성과를 끌어올린다.

당연한 소리다. 이 당연한 소리가 현장에서 구현되려면 조직의 문화(제도를 포함한)와 개인의 성숙이 함께 필요하다.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에서는 직원에게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비용 효율이 높다.

연봉을 하향 조정하는 일만큼은 가능한 한 피하려고 하고 있다. 연봉을 낮추는 것은 인재 밀도를 단기간에 떨어뜨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급여 총액에 여유가 없다면, 차라리 몇 사람을 내보내 인재 밀도를 높이는 편이 나은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직원의 연봉을 낮추지 않고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넷플릭스의 ‘동종업계 최고 대우’는 결국 자기네가 해봤더니 그게 비용 대비 효용이 최고더라는 경험에서 나온다. 뛰어난 선반공 한 명은 기껏해야 최대 두명분 몫의 일을 할 수 있을 뿐이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10배에서 1만배까지도 격차가 벌어진다고 하니. 만약 정말 그 사람의 실력(기업 입장에서는 효용)을 잘 평가할 수 있다면 저 방식이 통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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