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관악구에 살면서 이 책을 넘기니 예사롭지 않다. 필연적으로 10년 안에 한국 사회가 가장 큰 문제이자 해결할 현안이 될 문제. 전 사회가 1인 가구로 살아가는 방법을 궁리하고 적용하고 개선해 나가야할 시점이 왔다.
가족을 구성하지 않고 혼자 살기를 선택하는 사람이 계속 증가하고. 취약한 사람을 가족이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복지의 기본 단위를 가족에서 개인으로 전환하는 문제류 한국 사회에서도 검토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사회학자가 [21세기 가족]에
서 말한 것처럼, “이미 모든 사람이 속하는 사희적 단위가 없다고 한다면, 사회의 기초 단위가 되는 것은 개인밖에 없기” 때문이다.지금 한국 사회가 그렇다. 이제는 다른 상상이 필요한 때다.
사회보장의 혜택이 개인 단위로 제공된다면. 가족은 구성원의 복지를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무거운 중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녀의 대학교 진학 때문에 경제적 부담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해방될 것 이다.
결혼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친밀한 사람과 가족을 이루려는 시도도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가족이 짐을 덜어 유연해지고, 흑백논리처럼 결혼 아니면 솔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살든 둘이 살든 아니면 여럿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든, 자신이 선택한 사람과 다양한 방식으로 맺은 친밀한 관계가
제도적으로 인정받고 서로 돌볼 권리를 보장받는 것이 미래가족의 모습이 되는 걸 보고 싶다.
세 사람은 미래에 대해 아무런 비전도, 계획도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우리가 이제 70이에요.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데 무슨 계획이에요. 직장 다닐 때 쓰는 보고서 100% 실행하는 거 없잖아요. 마찬가지죠. 이 마당도 처음엔 텃밭이었는데 지금은 잔디받이 되어 여기서 놀고 있잖아요. 내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예요. 우리는 정말로 계획이 없어요. 그냥 뭐 ‘한번 해보자’ 같은 당장의 희망 사항만 있는 거죠.
여기서 노는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것도 없고, 그냥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옛날에 시골 동네 세 할머니가 우리에게 잘해줬는데 우리도 남한테 잘하자, 뭐 그런 작은 기억만 남으면 되는 거죠 그냥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고, 뭐든 닥치면하고, 할 수 있으면 하고. 그뿐이에요.” (심재식)
이들이 이사 올 때 18가구던 마을은 지금 30가구가 되었다. 이들은 “우리 영향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러워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