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제한 안보 뷔페, 통일전망대+DMZ박물관

최북단 전망대. 군 검문소를 거쳐야 하고, 검문소 통과 후 총 3시간 동안만 관광할 수 있다.

3시간 제한 그냥 유명무실한거 아닌가 싶었는데. 진짜로 2시간 30분 지나니까 군부대에서 연락이 온다. 아주 친절하게, 어디시냐고, 30분 남았다고 안내를 해준다.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서부터 들르자

이거 무시하고 그냥 네비가 찍어준대로 통일전망대로 달리는 불나방 관광객이 꽤 많을 것 같은데. 시스템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을까. 사회적 비용을 막기 위한 장치. 이걸 해내는 게 창의시정이겠지.

안보관광지 특징, 신분증 필참.

신고서 작성 등 관련 절차가 남북 국력 격차가 커지며 갈수록 간소화되는 느낌. 아직도 JSA는 주민등록 초본을 제출해야 하는지. 한번 확인해봐야겠네.

정확히 예비군 교육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대형 계단식 강당에서 10분짜리 교육을 듣고 가야한다. 이게 강당 뒤편이 아니고, 중간쯤 좌석에서 찍은 것.

출입신고서 명물 고양이. 꼬맹이 들이 만지면서 ‘죽은거 아냐’ 연발할 만큼 태평스럽다. 송곳니 보소.

미슐랭이 타이어 회사 미쉐린에서 만든 거고. 순수하게 그 음식을 먹기 위해 여행을 떠날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점을 싣는 컨셉인데. 이제 고양이를 보는 것 만으로 여행을 할 만한 고양이 미슐랭 지도가 생기지는 않을까?

길고양이 수명은 2~3년이지만, 관광명소에서 사람 손에 길들여진 하이브리드 애들은 얼추 10년은 살지 않을지. 그 기간 해당 관광지 명소가 된다면?

이번에 기념품 점에서 여러번 마주친 아이템인데. 경옥고의 개 버전인 견옥고다. 이런 관광지에서 지갑을 열게 하려면 ‘집에 식구들을 두고 나만 혼자 온 죄책감’을 자극하는 게 한 방법인데. 마침 가족들 집에 맡겨 놓은 강아지가 떠오른다!

이거 기획자가 열일하는구나 싶었다. 마케팅 4P믹스의 플레이스먼트(placement). 유통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는 한 수다. 관광지에 비치해 관광객의 죄책감을 자극하자. 집에서 나를 기다릴 댕댕이를 떠올리게 하자!

통일전망대

건물 그 자체로 멋진 통일전망대. D가 DMZ를 형상한 거라는데, 두산그룹 건물 같기도 하고.

고성 관광지를 둘러보면, 거의 90% 확률로 기존 관광 건축물 옆에 뭔 신축 건축물 공사 표지판이 서 있다. 이제 한국 건설업 일감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건설이 멈추는 건 돈이 떨어져서지, 절대 지을게 없어서는 아니다. 전국 관광지에 이런 식으로 지을게 얼마나 많겠는가.

무인 키오스크나 로봇 바리스타를 보면 이용해 보는데. 내가 만나본 중 최악의 무인카페였다. ‘설명서가 있어도 읽지 않는 한국인’ 종특을 고려하면 직관적이거나 기존 학습한 UI 대로 쓸 수 있어야 하는데.

내가 몇번이고 실패했다. 예상컨데 저 캡슐커피 방식은 오래 못가 철거될 것. 차라리 클래식한 자판기가 훨씬 낫지. 저 형태로 얻는 이점이 뭔지 모르겠다. 관광객 입장에서 더 나은 퀄리티의 커피가 나오나? 업주 입장에서 관리가 더 쉬운가?(무인으로 운영하면서 나몰라라 하면 쉽긴 하네)

통일전망대 교회. 아마 우리나라 최북단 십자가 탑이 아닐까 싶다. 교회 위에 컨테이너 저거 불법 미신고 증축물 아닐까?

남과 북이 거의 절반씩 나눠 가진 고성군. 휴전 협정 체결 막바지에 더 많은 땅을 가지려 더 치열하게 싸웠다고.

남쪽 664.55km2, 북쪽 858.65km2.
1950년 6.25전쟁 발발 이후 1953년 7월 27일 휴전과 함께 남북으로 분단된 강원도 고성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國家), 분단도(道), 분단군(郡)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휴전 당시 고성 인구 대부분은 이북 5도
출신 피난민이었으며, 1980년까지도 인구의 77%가 실향민이었다.
고성통일전망대에서 북 고성까지 거리는 3.8km, 고성의 아픔은 현실이지만 통일 또한 멀지 않게 느껴진다. 눈앞에 펼쳐진 금강산이 통일의 염원을 더욱 간절하게 만들며 남과 북으로 갈라진 고성이 하나됨을 오늘도 꿈꾼다.

진짜 징하게도 많은 일이 있었다.

통일이 아니어도 된다. 영국과 미국은 같은 뿌리에 말도 같으면서 두 개의 나라로 잘 살잖아. 남과 북이 서로 지향하는 정치 경제 체계가 다른데. 굳이 한 나라가 될 필요가 있나.

싸우지 말고. 휴전이나 정전이 아니라 ‘종전’하고. 두 개의 나라로 지내는 걸로 충분하다. 영국과 미국이 서로 알아서 양국 입국심사 하듯. 그렇게 서로 관광도 하고 경제 협력도 필요하면 하고. 실향민도 당연히 원한다면 방문도 하고. 진짜 원하는 사람은 국적을 바꾸기도 하면 되지 않는가.

문제를 너무 어려운 통일이라는 단 하나의 방법으로 풀어갈 필요가 있나. 아니, 어쩌면 너무 어려운 방법론이라 계속 풀지 못하고 고착화되길 바라는 이들의 염원이 투영된 건 아닐지.

나 대학생 시절. 금강산 관광이 핫했다. 대학교 교내 지원금으로 대학생들 선발해 금강산 보내는 프로그램도 활발했고. 당시엔 얼마 안 있어 이렇게 끝이 날 줄 몰랐지. 여행조차 영원한 건 없다. 가고 싶다면 갈 수 있을때 가야 한다.

풍산개를 진열?해 놓은 우리. 요즘 사회의 동물 감수성 고려하면, 몇 년 내로 저 철장은 어떤 형태로건 여기서 사라지지 않을까.

DMZ 박물관

좋아하는 건 because

사랑하는 건 although

북한술을 팔긴 팔아야하는데, 진짜 북한에서 수입할 수는 없으니. ‘탈북민 제조’가 치트키로 쓰이고 있다.

대동강 맥주라면 사고 싶은데. 올드한 느낌의 유사 위스키 같은 것만 있어서 좀… 아예 북한 현지 느낌의 상품이면 좋겠으나. 북한 경제 제재를 고려하면 그것도 안 될 말이니. 외통수긴 하네.

마치 여자 연예인 기자회견처럼 느껴지는 KAL기 폭파 주범 김현희 기자회견 사진. 당시 철저한 언론통제 상황을 고려하면. 저렇게 보이도록 한 것. 숱하게 많은 사진 중 저런 느낌의 사진이 대외로 나가게 한 건. 최소한 수동적으로 정부가 승인 했다는 거고 능동적으로 메이크업 했을 수 있다.

이름이 뭐라구? 꺅도요! (울음소리에서 따왔단다)

6.25 체험관 앞에 전시된, 625시절 쓰인 미군의 m48인지 m47인지 헷갈리는 전차.

뭐든 간에. 우리 부대는 저 전차를 엔진만 떼내고 포의 기능을 살려 고정 전차포로 활용했다는 것. 대한민국이 (어떤 면에선)국방은 이렇게 알뜰살뜰 한다.

‘예전 병영 모습’이란 이름으로 전시되어 있는데. 왜 이렇게 내가 생활한 내무실이랑 똑같냐. 야전삽과 개인화기 빼면 구성이 거의 같은데. 반가우면서도 묘하게 답답힌 느낌.

UI/UX 디자이너는 크레모아 전면을 교보재로 활용해야 한다.

논산 훈련소에서 딱 보자마자 인상 깊었다. ‘적방향’이라고 적혀있는 곳에서 쇠구슬이 펑 터지면서 적을 공격하는 무기.

저걸 반대로 설치하면 아군 대량 학살 참극이 벌어진다. 크레모아 디자이너는 반드시 이를 막는 UI를 만들어야 했을 것!

팬시하고 트렌디한 뭔가를 시도하다가, 어리버리한 아군이 반대로 설치하면???

이건 목숨 걸고 하는 UI 기획이다.

전방 부대에서 철거한 확성기와 전광판을 모아둔 곳. 전광훈 씨가 탐낼만한 시설 아닐까.

삐라가 영어로 전단지를 뜻하는 flyer의 일본식 발음, 피라에서 변형된 거라는 걸. 전공 시간 이후 아주 오랫만에 다시 떠올리게 됐다.

근데, 한번뿐인 청춘시절은 맞지만. 불같이 뜨거운 정열 뭐시기는 남한에서도 모두에게 주어진 건 아니긴 한데……

마치 한겨레 그림판 시사만화 같은 북한 대남전단. 역시 모든 선전은 어느정도 사실에 기반하는구만.

이게 락스타 점퍼여 파일럿 점퍼여

DMZ박물관은 정말 괜찮은 관광지다. 통일 전망대까지 포함해 고작 3시간이라는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 이 카페에서 경치 보며 차 마시는 것 만으로 1시간 이상을 보낼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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