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전국생활체육역도대회 참가 후기_경남 고성_대한역도연맹 주최

근본 동호인 대회

이 보다 오래 된 대회는 많지만(보성군, 경기도의회 의장배, 문곡 서상천배 등), 국내 가장 공신력 있는 대회라면 역시 대한역도연맹이 주최하는 전국생활체육역도대회 아닐까.

그 해 전국체전 열린 곳에서 프로 역도 선수 경기가 끝난 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장비로 동호인 시합을 여는 컨셉. 동호인도 프로 선수와 동일한 환경에서 역도 시합을 경험할 수 있다.

올해 일정은 2024년 10월 25~28일, 자그마치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역도가 직업이 아닌 동호인이니 어지간하면 토일, 혹은 금토일 정도로 열리는데 이번엔 월요일까지 포함됐다.

막상 경기 진행되는거 보니 참여자 250명을 소화하려니 4일 일정이 불가피할듯. 그게 아니면 매일 저녁 8시 정도까지 타이트한 몰아치기 진행을 해야할 것 같은데, 현실성 있을지.

금요일에 시합하는 낮은 체급과 월요일에 시합하는 높은 체급 동호인에겐 참여 자체가 불리한게 사실. 토요일 경기를 보니 81킬로 급에 73.X 체중으로 아예 대놓고 월체를 한 분들도 있더라. 금요일 참여가 불가했기 때문일 것.

경기를 나가봐야 ‘역도인’

‘기록과 관계 없이 시합에 출전한 이후부터 역도인’이라는 게 우리 코치님 말씀.

역도라는 게 좁게는 바닥에서 바를 들어올리는 기술을 익히는 행위지만. 넓게는 경기 일정에 맞춰 체중 관리와 기술 보완을 하고, 당일 계체부터 인상 용상 각 세번씩 무대에 오르는 그 일련의 과정 전체다. 더 넓히면 그걸 일생에 거쳐 반복하면서 ‘힘의 길(力道)’을 찾아 나가는 걸테고.

그러니 좁은 의미로 클린이나 스내치라는 역도 동작을 배운 것 만으로 ‘역도인’이라 보기는 어렵다는게 코치님 견해 아닐까.

같이 출전한 분에게 대회 출전 이유를 물었더니, 출전 자체가 너무 재밌다는 분이 있더라. 나와는 전혀 반대인 경우.

나는 체육관 플랫폼에서 조용히 단련하는게 좋지, 사람들 시선 받고 남과 겨루는 경험은 꽤나 큰 스트레스다. 그러나, 싫더라도 결국 그게 긍정적인 스트레스니 억지로라도 신청하는 것.

이를 통해 내 기술 발전과 함께 역도 동호인 생활의 관성을 깨 보려는 정기적 시도인 것.

‘역도 전용 체육관’ 다운 경남 고성 체육관

어느 대회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역도 전용 경기장이 아니라 웜엄장에서 60~80킬로 중량부터 바닥에 바로 던지지 말고 쿠션 있는 박스에 내려 놔야했던 적이 있다.

여기가 크로스핏 체육관도 아니고, 동호인이긴 하지만 전국 대회인데 드랍을 스펀지 박스에 던져야 하다니. 한국 땅과 건물에서 역도가 대중화 되기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꼈던 기억.

그러나 경남 고성 체육관은 역시 역도 전용 체육관이라 달랐다. 웜엄장 규모, 무대로 이어지는 동선 모두 뛰어나더라.

아쉽다고 하기엔 뭣하지만, 관중석 좌석 수가 대중 인기 스포츠의 좌석 수. 특히 야구나 축구장 좌석이랑 비교하면 너무 적긴 했다. 그 적은 좌석조차 시합 내내 가득 차지 않았으니 현실적인 설계가 아닐 수 없다.

광활한 웜업장, 플랫폼 12개 이상. 뒤편에는 스트레칭을 위한 매트가 길게 깔려있고. 그 뒤편에는 경남도청 역도단 선수들이 평시 사용하는 것 같은 웨이트 기구들.

경기장 플랫폼 정면

2층 난간 view. 새 건물이라 모든 시설이 깔끔했다. 저 많지 않은 관중석 조차 다 차지 않은게 역도 종목 대중성의 현 주소인게 약간 아쉽기도 하고, 우리 숙제 같기도 하다.

경기장 외관

워밍업 장 건물 이름은 ‘공룡관’, 여러모로 공룡이란 키워드에 전념하는 고성군.

기록 재확인, 인상 75킬로 용상 100킬로

역도연맹 주최 시합은 동호인 대회도 공식 경기이므로, 대한역도연맹 홈페이지에 기록지가 올라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역도연맹이 공식 인정한 나의 기록은 인상 75킬로, 용상 100킬로.

인상 78킬로까지 들긴 했는데, 팔이 굽어 파울. 이게 체육관식 PR(퍼스널레코드, 개인기록)이면 인정되는 셈이다. 103킬로는 저크에서 택도 안 되게 못 들어올림.

시합 내용 리뷰

  • 인상, 용상 모두 세컨풀 이후 바가 몸에서 멀어진다.(궤적이 멀어진다)
    • 이건 이미 시합 전부터 코치 님들한테 지적 받던 내용인데, 아직 개선 못한 것.
  • 퍼스트풀 구간은 생각보다 안정적이고 예쁜데, 과거 허리 다친 이후 복압 잡고 다리로 미는 걸 엄청 생각하고 나서 자리 잡은 듯.
  • 무엇보다 빡치는 게, 스내치 랜딩 깊이가 안 나온 것.
    • 역도를 잘 하려면 결국 두 가지. 힘과 기술이 좋아야 한다.
      • 힘은 세게 태어나건 따로 연습 하건 알아서 키우면 되고.
      • 시합장에선 기술을 겨루는 거라는 게 내 관점인데, ‘얼마나 깊이 앉느냐’가 내겐 기술의 척도였다.
      • 근데 스내치 2차에서 얼토당토 않은 파워 스내치 높이로 받아 빡침.
    • 힘이 약한거 보다 기술 구현이 형편 없는게 더 화가 난다.
      • 힘은 선천적이나 기술은 후천적 학습이다.
      • 학습의 결과가 제대로 안 나왔다. 실은 학습의 절대적 양이 부족했다 인정해야겠지.
  • 왜 시합 플랫폼에 서면 중력이 10~20% 더 증가한 것 같지?
    • 근데 또 실제 들어올리는 걸 보면 체육관이란 크게 다를바 없기도 하고.
    • 결과적으로 무대에서 터지는 교감신경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듯.
    • 더 자주 출전해 무뎌지거나 긍정적인 마인드 컨트롤로 되려 10~20% 중력이 적게 작용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겠지.

내년을 기약하자!

인상 80, 용상 110 정도면 현실적 목표

인상 90, 용상 120이면 도전적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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