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4년 10월 14일
기타: 프립 혼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방문, 개인의 개별 방문 견학은 어렵지 않을까 함. 상시 프로그램은 아닌 듯.
이론 교육
- 맥주의 4대 원료 : 몰트, 홉, 효모, 물
- 몰트에 효모를 넣어 알콜과 탄산을 만듦. 물을 제외하면 이 둘이 맥주를 술이라 부를 수 있는 알콜과 탄산을 만드는 재료
- 홉은 맥주 특유의 맛과 향을 만드는 재료. 몰트와 효모가 맥주를 술로 만든다면, 홉이 맥주를 맥주답게 만든달까.
- 물은 공기처럼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래서 존재감이 덜한 재료. 한국 안의 맥주 제조사들끼리는 물 맛으로 차별화를 만들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냥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고퀄의 상수도에서 나오는 물을 쓰면 되는데. 재료의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물에 손대는 순간 원가도 너무 높이 올라가고
공장 견학
- 맥주 제조 한 사이클로 만들어내는 양은 2천리터
- 제조 기간은 종류에 따라 다르나 며칠에서 수주 상간
- 이걸 넣어두는 저 통은 4천리터가 평균
- 수제 맥주는 캔이나 생맥 케그 어느 병입이건 완벽 살균은 안 하기 때문에, 그 안에 효모가 어느정도 살아있다.
- 만들자 마자 마시면 떪거나 좀 밍밍한 맛이 나고, 최적의 숙성 시점이 있는데 그 때 마셔야 한다.
- 어차피 수제맥주는 공장에서 병입하면 그 최적 시점에 도달했기에 그냥 최근에 병입한게 무조건 좋다.
- 고로, 하이트나 카스 같은 대형공장의 살균 맥주와 달리 병입하고 최대한 빨리 마시는 쪽이 좋다.
- 근데, 하이트 카스 조차 병입하고 빨리 마시는 쪽이 좋은 건 마찬가지. 수제맥주는 그 편차가 더 심한 것일 뿐.
- 저 거대한 통에서 바로 뽑아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 (견학 프로그램 최대 최강의 강점)
- 위스키나 와인 공장에서 배럴에 바로 꽂아 술 따르는 것과 동일한 모습이다.
- 여기선 배럴이 나무가 아니라 쇳덩어리인게 다를 뿐.
바베큐 플레터와 맥주 시음
- 견학 코스의 마지막, 바베큐 플레터와 맥주 두어잔을 추가로 마셔볼 수 있다.
- 바베큐는 별도 바베큐 훈연장이 있을만큼 공을 들이긴 하는데, 기대치를 높이진 말 것.
- 플레터 구성과 바베큐 자체는 맛이 있다. 어느 펍에 가져다 놔도 무리 없을 정도.
- 다만, 기대관리의 문제다.
- 공장 안에 별도 훈연장까지 갖추고, 식당 한켠엔 바베큐 홍보 영상을 계속 틀어놓고 있다
- 방문자가 수제맥주만큼 바베큐까지 특별하겠지? 라고 생각한다면 그정도 기대를 충족시켜 주진 않는다는 것.
수제가 아니라, 현장이 주는 매력
수제맥주가 한동안 있기였다가 다시 불황이란다. 이건 수제맥주의 잘못이라기 보단. 워낙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한국사회 특징이라 봐야겠지.
사회생활 하면서 ‘기왕 마시는 술, 알고 먹자, 다양하게 먹자’는 생각으로 다양한 수제맥주를 마셔봤는데.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수십년 마시다 보니 지금은 ‘돌아 돌아 라거’에 정착한 상태다.
지금 가장 자주 마시는 술은 단연 ‘병에 든 켈리’. 접근성과 가격이 압도적인 건 당연하고. 맛은 철저히 개인 취향 영역이긴 하지만. 맛에서도 켈리를 이길 맥주가 얼마나 될까 싶다.
그런 면에서 크래머리 수제맥주 맛은? 가평 여행의 한 코스로, 공장에 들러(식당과 겸하고 있다) 직접 마시는 경험을 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서울에 돌아온 나는 진열대에서 500밀리 1병에 2400원하는 켈리를 집어든다. 크래머리가 별로인 게 아니라. 수제 맥주가 주는 차별성의 한계라 봐야겠지.
압도적인 층고의 노출 콘크리트와 통창 건물. 이 정도면 그냥 괜찮은 가평 펍이라 생각하고 오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관광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