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그라운드 신도림 점 등록 후 짐박스 보라매점, 짐인더하우스2랑 비교 글 올렸는데. 이제 버핏에 만 1달 다녀본 후기를 남긴다.
1.
가장 별로인 점은, 아주 소수의견이겠지만 벤치와 멀티랙에 구비된 막봉. 이건 매일 가도 매일 이해하기 어렵다.
최초 지점 등록 후기 글에도 지적했고 지점에 건의사항도 접수했지만 아무래도 버핏은 보완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신도림 점의 회신 내용 자체는 맞다. 버핏은 라이트 유저가 주 타겟이고 헬스장에 규격봉이 아예 없지는 않다. 그런데, 봉 하나당 소비자가로 30만원인데. 버핏그라운드가 동네 헬스장도 아닌데 이 돈이 없다고는 생각지 않고. 헤비유저나 웨이트 매니아층이 주 타겟이 아니기에 바뀌지 않는 거겠지.
헬스장 업주 입장에서는 주력 타겟에 집중하는게 중요하다. 누가 주로 오냐가 헬스장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 헬스장에 프리웨이트 존에서 고중량 운동하는 사람이 많으면 주 과금러인 여성 PT 회원이 선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기 어렵다.
애초에 마니아를 타겟으로 하는 짐박스/짐인더하우스 같은 곳이 아닌 이상, 업주 입장에선 솔직히 조용히 떠나줬으면 하는 고객층인 것. 냉정히 말해 이들은 너무 자주 오고, 너무 오래 있고, 너무 많이 쓴다(그게 기구건 물이건).
다 알겠는데, 그건 업주 입장이고. 나는 28층 뻥뚫린 시티뷰에 놓인 초라한 막봉을 볼 때 마다 답답하다. 길이는 정규 봉과 똑같은 듯 한데, 원판 끼우는 슬리브가 짧아 마구리를 안 하면 원판이 떨어질까 불안하다.
원판 끼우는 슬리브는 짧은데 사람이 손으로 잡는 샤프트 부분은 너무 긴, 앉은키가 과도하게 긴 슬픈 체형의 나를 보는 것 같은 막봉이 렉에 널려 있는 걸 보면 슬프다.
2.
장점으로 꼽았던 28층 경치는 생각보다 빨리 무뎌졌다. 강이나 바다뷰도 하루이틀 놀러 갈 때나 좋지. 정작 살 때는 커튼치고 지낸다는 게 이 말인가 싶다. 물론 한강뷰는 효용가치보단 희소가치에서 오는 사치제니 다른 이야기지만.
신도림 도림천 시티뷰는 63빌딩과 롯데타워가 다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감흥이 오래가진 않는다. 원래 이 자리였던 호텔이었어도 딱 이틀 좋았겠지. 경치가 더더 좋았다면 여기 있던 호텔이 망해 버핏그라운드가 들어서지도 않았겠지.
전망이 신규고객 끌 때는 강력한 셀링포인트인데. 재등록 때는 그리 크게 작용하지 않을듯. 물론 서울의 일반적인 지하 공간 보다 좋은건 두말할 나위 없지만, 운동하다보니 이게 엄청 큰 유인은 아니라는 것.
3.
게이미피케이션 요소가 결합된 유산소 시스템은 빨리 약발 떨어지더라. 원래 유산소 좋아하거나 트레드밀 뛰러 헬스장 오는 사용자에겐 계속 괜찮은 제도일듯. 화면에 내 액션에 대한 피드백이 뜨고 보상도 지급되니.
나 같이 헬스장 달리기 싫어하는 애들은 아예 별도 프로그램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혹은 들어올린 총중량을 점수로 환산하는 방식도 생각해봤는데. 지금 머신으로는 공정한 측정이 안 되니 유산소와 달리 어뷰징 요소가 너무 크다. 그렇다고 중량 재는 기구로 바꾸자니 일이 커지고.
과거 역삼역 헬스장에 기구마다 태블릿이 붙어있고 사용자가 몇킬로 몇회 몇세트 하는지 다 기록하는 기구가 있었는데. 그런 방식이 과연 사용자나 업주나 양쪽 모두 실익이 얼만큼 있을지. 결국 그 헬스장 망하고 들어선게 버핏그라운드 역삼점이다.
한 달 총평.
한 달 7만원 꼴이라는 걸 고려하면, 여전히 몹시 매우 매력적이다. 정말 정가로 다니려면 월 20만원은 내야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