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쓰고 나니, 대형 카페 중에 공간 구성 자체를 콘텐츠로 여기고 접근하지 않은 카페가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있더라. 송추가마골 부속 카페 격인 오핀. 여기는 정말 거대하기만 하고, 공간 기획을 어떤 컨셉으로 한 건지 당최 감을 잡기 어려웠다.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갈비 식당으로 돈 많이 번 사장님이 ‘식당 문 나설때 입구에서 빼 먹는 믹스 자판기 말고, 식당 뒤에 커어다란 커피숍 하나 맹그러봐라’라고 주문해서 나온 공간이란 느낌. 거대한 공간에서 일관된 의도를 느낄 수가 없었다. 자, 엄한 카페 험담은 그만.
레드파이프. 지하 1층 주차장부터 5층 루프탑까지. 공간이 넓고 높을 뿐 아니라 내부 구조를 오밀조밀하고 기하학적인 느낌이 나게 구성해 놓아서. 내부를 둘러 보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놀이가 된다. 중앙 거대한 홀은 썰렁하게 방치하지 않고 시즌별 설치물을 통해 계속 사진 찍게 만드는. 요즘 말로 ‘인스타그래머블’하게 만들어 준다.

여기가 5층 루프탑에서 바라본 한강변 석양. 다른 각도는 별로지만, 뷰는 한강뷰 이거 하나 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싶다. 심지어, 석양이 지는 시간에는 ‘루프탑에서 석양 지는 거 볼 수 있으니 올라가서 감상하시라’고 안내하는 걸 보고 놀랐다. 카페에 들른 사용자들이 멋진 경험을 하나라도 더 하도록, 슬쩍 떠미는 안내방송이라니. 공간 설계는 물론 운영도 허투루 하는 곳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건물은 큰데, 부지는 좁은 느낌. 워낙 유명한 곳이라 주말에는 주차하기 쉽지 않겠다 싶었다. 화요일 낮에 갔는데도 정면 주차는 거의 만석이었으니.

좀 웃긴게, 레드파이프 바로 옆이 ‘커피에 반하다’라는 프랜차이즈 커피숍 본사인데, 출입구 차량 차단봉에 ‘노 커피’라고 쓰여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커피숍인 줄 알고, 특히 레드파이프 주차장인줄 알고 찾아갔을까…
위치상. 레드파이브 방문자도, 커피에반하다 본사도 계속 번거로운 일을 겪어야 할 것 같은데. 저것보단 더 확실한 조치를 취하면 어떨까. 큰 입간판을 설치한다거나. 가능하다면(불가할 것 같지만) 고속도로 나들목처럼 도로에 표식을 한다거나.
지금 저 차단봉 표식은 너무 작은데. 커피에 반하다 대표가 아직은 별 생각이 없으신가…

장소: 레드파이프 · 경기도 파주시 지목로 17-7 레드파이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