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주의는 너무도 간단하게
인간성을 모독한다
아무리 좋은 주의라도 주의는
삶을 하녀 취급한다
그 어떤 주의도 삶의 주인이게 하지 말고
좋은 삶이 주의의 주인이게 하자
우리 유일 ‘주의자’가 되지 말고
가능한 다양한 ‘위주자’가 되자
채식주의는 채식위주로
생태주의는 생태위주로
자유주의는 자유위주로
사회주의는 사회위주로
다양한 주의를 유일한 삶의 위주로
새롭게 재구성하고 밀어나가자
– 주의자와 위주자, 박노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347쪽
어떤 어떤 주의자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전후 맥락이 있을 것이다.
사연이 흐를 것이다.
하지만 주의! 주의!만 외치다 보면 전후가 뒤바뀐다.
지키려고 했던 건 온데간데 없고 무슨무슨 주의 앞에 붙는 그 말만 남아서 떠돈다.
본질을 집어삼키는 주의라면, 위주로 순화시킴이 옳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