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섹스사전

재미있는 <strong>섹스사전</strong>책 제목 : 재미있는 섹스사전
저자 : 강준막
정가 : 17000원 (할인가 : 15300원)
출판사 : 북카라반
출간일 : 2011. 01. 20

책을 보면서 나중에 곱씹어 볼 만한 부분은 플래그잇으로 표시를 해 두는 데…

이 책에는 플래그 잇이 수십장 붙어 있다.

하~ 이 책을 어떤 장르로 구분할까…

남녀의 심리

성의 역사

성의 경제

철학

유흥 지침서

뭐 이런 저런 범위로 확장시킬 수도 있지만 역시 ‘재미있는 섹스사전’이 가장 정확할 듯.

게이지수

지역별 게이 분포도를 이르는 말로, 게이의 밀집 정도를 근거로 지역의 순위를 매기는 것

2000년 인구조사 자료를 토대로 조사해 봤더니 하이테크 산업이 위치한 지역의 게이지수가 높았다고 한다.

그래서 게이가 ‘창조적 시대의 카나리아’라나?

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는 “게이 지수는 한 지역의 하이테크 산업 밀집도를 나타내는 아주 강력한 예측 자료이며, 다양성을 재는 훌룡한 척도”라고 말했다.

실제 실리콘벨리는 게이 분포도가 가장 높은 곳

– 30쪽

대학교 시절 새로 취임한 총장이 ‘글로벌 100대학’, 즉 세계대학 평가에서 100위 안에 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내가 생각한 솔루션은 이거였다.

‘학교 안에 동거생들을 위한 기숙사가 들어서면 가능’하다.

학교 안에, 그것도 한국의 대학교, 또 그것도 보수적 분위기가 강한 대구 국립대학교에서 동거생을 위한 기숙사가 들어선다.

이것이 들어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논의들이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

고로 동거 기숙사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숱한 중간 과정에 의한 결과물일 것.

하지만… 모교에 동거기숙사가 들어서는 일은 없었고 역시 세계 100대 대학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게이폭탄

미 과학자들은 1994년부터 6년동안 750만 달러를 투입해 게이 폭탄을 개발하려다 인반인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치명적 결함 때문에 중도포기.

이 무기는 최음제를 이용한 것으로, 터트리면 병사들이 사랑에 빠져 군의 사기와 규율을 극도로 문란케 할 수 있다.

-28쪽

허허…… 얼마나 강력한 최음제길래? 이게 정말 가능한 건가? 

전자기기만 부숴버린다는 EMP 폭탄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강력할 지도…

결혼 매춘론

양갓집의 여성은 임금 노동자로 매번 육체를 파는 대신 한번에 노예로 판다는 점에서만 다르다

– 프리드리히 엥겔스

여성이 결혼해서 한 사람에게 몸을 파는 것이나 매춘 형태로 여러 남자들에게 몸을 파는 것이나 다르지 않은 문제

– 엠마 골드먼

아내가 한 남성에게 고용된 사람이라면, 매춘 여성은 일정액을 지불하는 여러 명에게 고용된 사람

– 시몬 드 보부아르

-32쪽

매춘은 돈을 받고 일정 시간 동안 자신의 시간과 몸을 판매하는 행위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는 육체 근로자 역시 일당을 받고 하룻동안 자신의 시간과 육체 노동력을 판매한다.

매춘부 역시 한 명의 임금 노동자라고 주장하는 측과 정당한 노동계약이 성립되지 않으므로 아예 노동자로 바라볼 수 없다는 시각의 대립.

나중에 역사는 어느 쪽으로 기울게 될까.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미국의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글(이자 책)

‘여자가 아닌 남자만 월경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내용으로, 몇 문장만 소개하면,

-월경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자랑거리가 될 것

-남자들은 자기가 얼마나 오래 월경을 하며, 생리량이 얼마나 많은지 자랑하며 떠들어댈 것이다.

의사들은 심장마비보다는 생리통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한다.

-연방 정부가 생리대를 무료로 배포한다.

-통계 자료들이 동원되어 월경 중인 남자가 스포츠에서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올림픽에서도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한다는 것이 증명된다.

-군 장성, 우파 정치인,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은 월경은 남자들만이 전투에 참가해 나라에 봉사하고 신을 섬길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종교 광신도들은 남자만이 신부나 목사가 될 수 있고 신 자체도 남자이며 남자만이 랍비가 될 수 있다는 증거가 바로 월경이라고 주장한다.

-‘매월 한 번씩 행해지는 정화 의식이 없는 여성들은 깨끗할 수가 없다’

통쾌하고 재미난 뒤집어 보기!

특히 종교 근본주의자들 이야기는 한국 교단을 떠올리게 하는구만.

기저귀차고 교단에 오를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던 그 목사들은 ‘기저귀도 안 차는 것들은’이라고 말하겠지.

모노가미(일부일처제)

현대 853개 문화권 중 일부일처제가 명문화된 곳은 16%에 불과하다.

– 143쪽, 통계 출처는 ‘불륜의 심리학’ 게르티 젱어 지음

보지숭배

보지를 숭배하는 사상과 관습으로, 도올 김용옥은 그 대표적 사례로 풍수지리를 든다.

“소위 풍수지리가 말하는 명당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보지구멍이다. 즉 인간이 태어난 그 구멍으로 다시 돌아가 안기고 싶은 농경 문화의 순환론적 존재론이 깔려있다.

바로 묘를 스는 자리가 자궁으로 연결되는 보지 구멍이며, 그래서 풍수지리학에서는 그것을 혈이라고 표현한다. 즉 대지의 자궁으로 들어가는 옥문인 것이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풍수지리사상은 인류 문명사에 있어서 그 유례를 보기 힘든 가장 정교하고 노골적이면서도 차원 높은 보지 숭배일 것이다.

-193쪽

빠순이

남성 스타를 따르는 오빠부대 소녀들을 비하하여 부르는 말이다.

원래는 1960~1970년대 도시에 돈 벌러 온 젊은 여성들 중 유흥업(bar)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부르는 말이었다가 나중에는 매춘 여성까지 의미하는 은어가 됐다

– 212쪽

글쎄? 요즘 젊은 세대는 빠순이의 어원이 유흥업 종사자에서 나왔다는 걸 아는 사람이 없을 텐데. 그런 의미로 쓰는 사람도 없고.

오나니(onanie)

쉽게 말해 자위행위를 일컫는 또하나의 단어.

구약의 창세기에 등장하는 인물 오난이 송교를 중절하고 수음을 하여 정액을 땅에 흘린 일에 유래한다.

-343쪽

중학교 때 친구들한테 여성의 자위를 오나니라 한다고 들었는데,

이런 역사 싶은 어원이 있을 줄이야.

자궁퇴행

헝가리의 정진분석학자 샨도르 페렌치가 성교를 출생과정을 역전시키려는 시도로 해석한 개념.

성행위 시에 남성은 성기를 자신과 동일시하는바, 성행위는 남성이 자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행위 그 자체라는 주장.

프로이트 학파인 게저 로하임도 이 주장에 찬동하며 자궁 퇴행 욕구를 문화의 일반 이론에 적용시켜 남성의 모든 문화적 행동은 자궁으로돌아가려는 욕구를 교묘하게 위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

-387쪽

솔직한 맥심도 허세 포장인 에스콰이어도, 결국은 남자가 어떻게 자궁으로 회귀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장애인 섹스 도우미

섹스에 대해 가장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나라 네덜란드에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다. 네덜란드는 섹스를 인간이 누려야 할 소중한 권리로 간주하기 때문에 심지어 섹스를 박탈당할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복지 정책 차원에서 돕기도 한다. 네덜란드의 법원은 한 중증 장애인에게 섹스도우미 여성 노동자를 방문할 수 있는 비용을 지방 당국이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린바 있으며 중증 장애인의 성생활을 돕는 자원봉사자도 있다.

– 397쪽


지구 건너편에는 장애인 섹스 도우미라는, 노래방 도우미와는 전혀 다른 봉사활동 행위가 있단 소식을 듣고 몹시 놀라면서 이내 태연한 척을 했더랬다.

주말이면 장애인 목욕 봉사활동을 하는 그녀와 장애인 섹스 도우미를 하는 그녀.

그 둘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공익 광고를 볼 수 있을까?

정력제 강국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발견된 발기부전 치료제 유사 물질 30건 중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것이 17건.

한 국제적인 조사에서 “당신 삶에서 성관계가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87%가 중요하다 라고 대답해, 조사 대상국 28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407쪽

글쎄… 잠자리에서도 남에게 뒤지기 싫은 강박증적인 사회의 경쟁 분위기 때문은 아닐까?

은밀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이니 수능처럼 전국 참여자를 한 줄로 공평하게 줄 세울 수도 없으니 주술 같은 정력제가 더 성행하는 건 아닐지?

텐프로

보통 한국에서 10%안에 드는 미인들이 서비스하는 룸살롱을 일컫는 말로 알고 있는데, 강남 유흥업계의 산증인이라 불리는 김성렬의 주장은 다르다.

“마담이 도우미에게서 챙겨가는 수수료가 10%면 텐프로인 거에요. 점오는 15%, 수수료가 20%면 20%라고 부르죠. 텐프로는 공식적으로는 2차가 허용이 안 되는 곳이에요.”

-474쪽

몹시 정확한 분석 같다. 텐프로에 나가는 여성들은 외모로만 봤을때 한국 상위 10%가 아닌 1%이내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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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장에 꽂아놓고 심심할때 두고두고 뒤적여 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아, 물론 장편의 글이나 뜨거운 토론에 불을 붙이는 소재를 찾기에도 좋을 듯.

성, 섹스라는 화두가 듬뿍 함유된 책이니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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