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왜 사나이를 만나기가 힘들지싱싱하게 몸부림치는가물치처럼 온 몸을 던져오는거대한 파도를몰래 숨어 해치우는누우렇고 나약한 잡 것들 뿐눈에 띌까, 어슬렁거리는 초라한 잡종들 뿐눈부신 야생마는 만나기가 어렵지여권 운동가들이 저지른 일 중에가장 큰 실수는바로 세상에서멋진 잡놈들을 추방해 버린 것은 아닐까핑계대기 쉬운 말로 산업사회 탓인가그들의 빛나는 이빨을 뽑아 내고그들의 거친 머리칼을 솎아 내고그들의 발에 제지의 쇠고리를채워버린 것은 누구일까그 건 너무 슬픈 일이야여자들은 누구나 마음 속 깊이야성의 사나이를 만나고 싶어하는 걸갈증처럼 바람둥이에 휘말려한평생을 던져버리고 싶은 걸안토니우스 시저 그리고안록산에게 무너진 현종을 봐그뿐인가, 나폴레옹 너는 뭐며 심지어돈주앙,변학도,그 끝없는 식욕을여자들이 얼마나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어?그런데 어찌된 일이야 요새는비겁하게 치마 속으로 손을 들이미는때묻고 약아빠진 졸개들은 많은데불꽃을 찾아 온 사막을 헤매이며검은 눈썹을 태우는진짜 멋지고 당당한 잡놈은멸종 위기네– 문정희, 다시 남자를 위하여
그르르르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