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의 ‘치킨런’과 세가지 단상

오래전 널 바래다주던 길
어쩌다 난 이 길을 달리게 된 걸까
이러다 널 만나게 될까 봐 난 두려워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배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군
난 부끄러워
키 작고 배 나온 닭 배달 아저씨

– 치킨 런 가사 中

여자친구를 바래다 주던 길을, 
반반치킨과 콜라 500ml, 쿠폰을 오토바이에 싣고 달리게 된 치킨 런 

서울대를 가고 싶어했고 
꽤 오래 준비도 했는데 
결국엔 닭배달을 가는 신세가 됐지 

최악이었던건 
서울대 기숙사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더군 
걔가 닭을 시켰대 

그뒤론 도저히 배달할 엄두가 안나 
닭 튀기는 일로 보직변경

군대동기가 알려준, 봉천동 보드람치킨서 일하던 친구의 일화 


좋아하는 여자의 결혼식 사회를 보는 남자

이게, 저 두 가지 사례와 비슷한 심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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