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아래 새로운 건 없다더니,
내가 구글 문서도구로 구현하려던 ‘공동책장’이 역시나 대구 한 전통 골목에서 구현되고 있었다.
각자 책을 내놓고 원하는 책을 알아서 빌려가는 체계.
실제 어느정도 활발히 운영되는지 모르겠으나,
크지 않은 책장 앞에는 그루터기를 닮은 의자들이 턱턱하니 놓여있어
봄부터 가을까지 운치 있는 한량 짓을 할 수 있을 듯.
책장 밑에는 고양이 먹이가 분명해 보이는 사료와 멸치가 담긴 그릇이 있다.
사람의 마음 양식뿐 아니라 짐승의 몸 양식까지 챙기는 씀씀이가 훈훈타.
아, 진 골목의 이름 유래는…
경상도 사투리로 긴~ 골목이라는 데서 왔다네.
한때는 대구 최고의 부호들이 모인 자리였다니,
세월무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