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박스 강남2호점과 스포애니 강남 1호점은 도보 1분 거리. 건물 2개를 사이에 두고 있다.

친구가 스포애니 강남1호점을 다녀, 일일권으로 함께 운동하며 둘러본 소감을 기록해 둔다.
한 때 라이벌 고투와 스포애니
직영점으로 수십개 지점을 경쟁적으로 늘리던 두 회사. 급성장한 회사 사장이 자서전 내면 회사 고꾸라지는 징조인 경우가 많은데. 여지없이 고투도 사장 자서전 낸 후에 망했다(다른 예 : 오케이아웃도어 닷컴). 인과관계가 아니라 상관관계겠지.
보통 그런 책 펴보면 패기와 철학을 겸비한 기업인 사장이 등장하는데. 경영이란게 최고경영자 1인 만의 잘잘못 때문에 흥망성쇠가 가려지는 건 아니나. 회사 망하고 트레이너 직원은 월급도 제대로 못 받았다는데. 어떤 멋진 말도 다 허망해질 뿐.
고투는 사라지고 스포애니는 계속 살아남아 110호점 넘게 이어간다는 자체가 대단하다. 이 부분은 인정. 다만, 후발 경쟁사인 버핏그라운드나 짐박스 대비 선점자로서 경쟁력이 있어얄텐데. 단순히 다수 지점인 걸 제외하고는 딱히 파 놓은 해자가 없다.
현재 라이벌 짐박스 vs. 스포애니
두 헬스장 브랜드는 타겟이 좀 다르다. 짐박스는 하드코어 유저, 스포애니는 라이트 유저 타겟. 스포애니의 비싼 버전이 버핏그라운드라 봐야겠지. 포지션 상으로는.
짐박스랑 스포애니는 1년 36만원 요금과 복수 지점 이용 가능한 요금체계가 동일해 소비자들이 현실적으로 많이 저울질 할 것.
짐박스는 후발주자답게 머신과 프리웨이트 존 같은 운동 시설에 많이 투자해, ‘같은 가격인데 급이 다른’ 느낌을 준다.
스포애니는 100호점까지 늘리는 동안 노하우 안 쌓고 뭐했나 싶다. 생존자체가 대단하긴 하지만. 100호점을 넘어 200호점이 있다 해도 고객 편익은 크지 않다.
어차피 1개 지점을 주로 가게 되고. 전국 출장가서도 스포애니를 쓸 수 있으려면 아예 아득하게 지점이 더 많아야 한다. 근데 이런 헬스장은 단일 브랜드가 아니라 헬스장 연합 플랫폼 서비스로 구현하는게 좀 더 현실성 있을 테고.
고객 편익 차원에서 두 브랜드를 놓고 저울질하면, 어지간하면 짐박스 승리다.
스포애니 강남 1호점 추가 리뷰
경쟁이 극심한 강남역 인근 헬스장이라. 머신과 렉을 남는 공간에 많이 추가 배치했다는 인상. 특히 렉이 생뚱맞게 여기저기 공간 모서리마다 산재해있는데. 렉 없다는 회원들 원성이 있었나 보지.
이 지점의 컨셉을 가장 잘 보여주는, 랙에 꽂힌 파상풍 에디션 바벨.

심지어, 자세히 보면 바벨에 거미줄이.

버핏그라운드에 막봉 말고 정규봉 좀 들여놓으라고 리뷰 서너개씩 썼던 나인데. 여기는 20킬로짜리 정규봉이 하나도 없다. 스포애니 컨셉이 프리웨이트랑 거리가 멀다는 걸 알 수 있음.
실은 스포애니가 딱히 별로인 게 아니다. 스포애니 렉과 바벨과 머신이 전국 헬스장 딱 평균 정도일 것. 경쟁 치열한 서울의 짐박스와 버핏 그라운드가 너무 상향된 것일 뿐.
결론 : 헬스장은 집이랑 한 발자국이라도 더 가까운 곳 가시고. 그래도 조금이라도 시설 더 나은 곳 가겠다 하시면 짐박스 추천.